결혼도 하기 전 이미 세상을 뜬 시어머니.
내 남편은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주신 마지막 선물이 나라고 말하곤 했다. 그저 그의 깊은 사랑을 표현하는 또 다른 달콤한 말이라 생각했었지만 그에게서 ‘레몬 타르트’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어쩌면 그녀가…… 라는 생각을 잠시 떠올리긴 했다.
그 후로도 나는 남편에게서 그녀에 얽힌 단편 에피소드들을 종종 들었다. 어느 새 나는 나도 모르게 그에게 묻고 있었다.
“이런 경우 어머니는 어떻게 하셨지?”
그녀의 삶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의 마지막 거처에서 우연히 찾은 몇 권의 다이어리는 자존감을 잃고 휘청거리던 시절의 나를 붙잡아 준 힘이 되었다.
무심코 읽어 내려간 한 강한 여인의 다이어리가 내게 좀 더 또렷한 ‘인생 안경’이 되어 준 것 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 어쩌면 우리는 가지고 있는 ‘시간’ 은 가진 줄도 몰라 잃게 되고, 또한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시간’ 에 매달리느라 인생을 허비하는지도 모른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중 내가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이란 ‘현재’ 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돌아갈 수 없는 내 과거를 뒤로 하고 알 수 없어 두려운 미래를 잠시 잊은 채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말로 다시 오지 못 할 이 ‘현재’를 누리는 것이다.”
마지막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특별한 복을 받은 자일수도 있겠다. 평생 하고 싶었으나 언제 시간이 나면 하겠다 미룬 그 일을 하고 있다. 내 인생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일……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기억은 어떤 한 시점을 기준으로 희미했다가 선명하다. 인생을 50년 넘게 살았음에도 선명하게 짚이는 기억은 …… 그래…… 그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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