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인생작인데 후유증이 너무 강해서 1점 깎음. 마냥 깨발랄한 소설이 아니라서 좋긴 했지만... 여운이 너무 오래 남아서 힘들었음. 뭔가 안개낀 듯 흐리고 붕 뜨는 느낌의 추리 스릴러물. 로맨스보다는 여주의 생존기에 가까움. 근데 그 미묘한 로맨스가 진짜... 미쳤음. 특히 후반부나 외전이 레전드. 작가님 필력이 너무 좋아서 그 폭풍전야 같은 위험한 듯 잔잔한 분위기가 잘 살았음.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소설임. 인물들도 전부 입체적이고 다들 사연이 많음. 그래서 몰입이 진짜 잘됨. 정말 소설 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 끝까지 보고 나면 왠지 다들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고 그럼. 어찌보면 상처입은 사람들과의 우정 얘기인 것 같기도 함. 적극적으로 서로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서로 기대고는 있는 느낌? 그 관계성이 진짜 잘 표현되어있음.

아주 조금 아쉬웠던 점은, 다른 등장인물들에 비해 악역 둘의 서사가 좀 부족했다는 점? 잘 쌓아온 떡밥이나 분위기에 비해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조금 짧고 쉽게 끝나서 조금 아쉬웠음. 물론 그만큼 강렬했지만. 어쨌든 너무 이입되지 않도록 의도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들 입장에서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