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였으면 좋겠다 [클린버전]

너였으면 좋겠다

수진은 우연히 돈을 주워 인터넷 쇼핑몰 제작 자금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그것이 한 동네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의 할머니가 잃어버린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치매기가 있어. 심하지는 않은디 가끔 깜빡깜빡해.”
“그러시구나.”
수진은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척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엔 울 동식이가 쎄빠지게 일해서 벌어 온 돈을 잃어버렸어. 분명 신문지에 싸서 잘 뒀는디 암만 생각해도 어디 뒀는지 생각이 안 나는 거여.”
무거운 바윗덩어리들이 배 속에 가득 들어찬 것 같았다. 숨을 쉴 때마다 여기저기를 쿡쿡 찔러 댄다.
“할머니, 걱정 마세요. 꼭 찾으실 거예요.”
“그럴까?”
“그럼요.”
그녀는 아이스크림 비닐을 벗겨 할머니 손에 쥐여 드렸다.
‘할머니 죄송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꼭 갚을게요.’
***
퇴근길에 마트에서 장을 봐 온 동식은 냉장고를 열었다가 아이스크림을 발견했다.
“이거 할머니가 사 왔어?”
“아니. 전에 왔던 늬 친구가 또 왔었어.”
“돈은 내고 사 오신 거냐고.”
“늬 친구가 사 온 거라니께.”
동식은 아이스크림을 다시 냉동실에 넣었다. 내일 출근길에 가게에 들러 혹시 할머니가 물건을 그냥 가지고 오신 건 아닌지 물어봐야겠다.
“너한테 전화도 한다고 했는디. 전화 안 왔어?”
“예….”
건성으로 대답한 그는 비닐봉지에 담긴 식료품들을 하나씩 꺼내 냉장고에 넣기 시작했다.
“이름이… 뭐라 그랬더라. 들었는디 또 까묵어 버렸네. 으이구, 맨날 이 모냥이니 살아서 뭣 혀. 죽어야 혀….”
할머니의 한숨에 방바닥이 구멍 날 지경이다. 동식은 시끄럽게 빽빽거리는 냉장고 문을 닫고 빈 비닐봉지를 둘둘 뭉쳐 서랍에 찔러 넣었다.
“갸가 어째 생겼냐믄… 눈은 요렇게… 요렇게 생겼고, 코는 요리… 입도 요만치롬….”
손가락으로 눈을 키우고 코를, 입 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할머니를 쳐다보지도 않는 그가 싱크대에서 손을 씻는다.
“아, 왜 갸 있잖어. 너 학교 댕길 때 네 휴대폰에 있던 사진에, 갸! 갸 말이여!”
동식이 그제야 할머니를 돌아본다. 답답한 마음에 발끈했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손자와 눈이 마주치자 한풀 꺾여 이어진다.
“내가 여자 친구냐고 물으니까 펄펄 뛰고 그랬잖어. 얼굴까정 빨개져 가지고….”
“그, 그게 언제 적 얘긴데!”
이번엔 그가 버럭 성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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