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그러지 말고 연애라도 좀 하지? 만날 일만 하지 말고. 마지막 연애가 언제였더라?”
대표로 취임한 지 3년 만에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일으켜 세운 일등공신, 혜기.
일에만 매달려 있던 그녀는 이탈리아 출장 중 들른 한 펍에서 우연히 피아노를 연주한다.
마음을 두드리는 듯,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에 빠져있던 그녀는 문득 집요한 시선을 느껴
건반에서 고개를 들자 짙은 갈색 눈동자와 마주하는데…….
“아…….”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에서 뜻 모를 탄식이 흘러나왔다. 어두운 내부에서도 명징하게 보이는 남자의 눈빛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강렬하지 않았다. 나른하고 건조했다. 그런데도 하마터면 건반을 누르지 못할 만큼, 그녀를 압도했다.
자신을 뚫어지라 응시하는 남자의 시선에 옭매여 보낸, 그날 밤.
이름을 묻는 말에 혜기는 가명과 ‘파라다이스’라는 단서 하나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 이후로 그를 다시는 만날 일 없을 줄 알고 일에 매진하던 혜기.
그러나, 운명은 쉽게 혜기와 도경을 놓아주지 않는데!
“만나서 반갑습니다. 강혜기라고 합니…… 다?”
“오랜만이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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