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남자를 기다리는 승은.
살기 위해 그녀의 쇼윈도 남편이 된 오수.
그는 과연 승은의 운명의 남자일까?
***
“남편 할래요? 내 남편이요.”
고개를 들고 다부지게 묻는 말에 오수는 순간 굳어있던 심장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이 여자 뭐지? 쥐방울만 한 여자한테 세 번 놀랐다. 아까 가게에 들어갔을 때 너무 예뻐서 놀랐고, 낯설지 않고 어디서 본 듯해서 놀랐다. 그리고 지금 너무 당돌해서 놀라고. 계속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이 여자한테.
“결혼, 말인가?”
여전히 빗물을 뚝뚝 흘리는 검정 물귀신의 모습이면서도 그는 아까와 다르게 눈에서 빛을 냈다.
“저와 결혼하고 싶으세요?”
이 여자 봐라?
“아니.”
그는 인상을 찌푸린 채 단호하게 말했다.
“저도 아니거든요.”
“……?”
그제야 승은은 그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게 자신이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말했다.
“아, 결혼하는 거 아니고요. 쇼윈도 남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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