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다, 귀신의 향기에 외전 [단행본]

취하다, 귀신의 향기에 외전

취귀(取鬼)_ 취하다, 귀신의 향기에.
또는 취귀향(醉鬼香)
 
 [로인] 
 처음부터 이름처럼 자상한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철없이 아무렇게나 행동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이렇게 비수가 되어 내게 돌아올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해 귀신이 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고.
 21세기에서 조선 시대로 시간을 역행하여 악귀로 생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도 살아생전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자상]
 이상한 여인을 만난 그 이후로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향기에 취해서인지. 
 평생 양반가의 독자로 태어나 대가족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살아왔다. 왜 하필 모든 것이 이상하고 수상하기 짝이 없는 그 여인에게 취한 것인지. 다른 사내에게 빼앗기고 싶지는 않았다.
 [명보]
 어릴 적 부모님을 잃은 동갑내기 사촌 자상에게 내 목숨도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그를 아꼈다. 외로움에 울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서책에 몰두하는 자상을 보며 그를 위해 더 강해지고 싶었고.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로인을 만나기 전에는 그러하다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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