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야행유녀 외전[단행본]

기담, 야행유녀 외전

어느 봄날, 화산 노파는 조카 손자들을 보러 운몽산으로 떠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무주의 무영산에서는 야시(夜市)가 열리고 있었다.
조금은 진귀해 보이는 선물을 금 열 냥에 샀다.
꽃처럼 좋은 향기를 발하는 유난히 몸이 따뜻한 인간 소녀.
다만 왼쪽 얼굴에 남은 화상 흔적이 어여쁜 얼굴을 가린 하나의 흠.
첫째 조카 손자 휘.
그 어떤 아름다운 것이라도 자그마한 흠 하나에 마음이 식는 그에게 줄만 한 선물은 아니었다.
둘째 조카 손자 료.
계집에겐 일고의 관심조차 없다지만 늘 싸늘한 그 아이의 몸을 녹여줄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하룻밤 길을 달려 다다른 운몽산의 저택.
향나무 아래에서 흙을 덮고 자고 있던 료가 소녀의 주인이 된다.
결코 좋게 볼 수 없었던 첫인상.
하지만 화산 노파는 말한다.
“저래도 료는 상냥한 면이 있단다. 자기 것에 한해선 말이지.”
소녀는 싸늘한 주인의 베개 신세가 되었다.
료가 소녀에게 지어준 이름이란 것도 베개란 뜻의 ‘침아(枕兒)’.
소녀는 실망했지만, 료는 시큰둥하다.
무뚝뚝하고 강파른 주인과 앙큼하고 묘한 구석이 있는 몸종.
4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의 그들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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