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탐

귀의 탐 완결

“저리 못나고 방울만한 것이 춘류각의 안주인이란 말인가?”월하노인이 점지한 북위산 령주의 신부는 심약하고 볼품없는 인간 계집이었다. “이놈의 늙은이가 노망 난 것이 분명하구나!”황당함을 금하지 못한 북위산 령주는 월하노인에게 쫓아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 무슨 빌어먹을 짓이오!’라며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저곳 바람처럼 유랑하는 월하노인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하여, 어쩔 수 없이 신부를 맞이했다.“네 소임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제 소임은 령주님을 극진히 모시며 북위산의 젖줄인 홍매화가 왕성해지도록 좋은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어진 성품으로 귀감이 되어야 할 안주인이 내실에 어엿하게 앉아만 있으면 홍매화가 왕성해 진다더냐?”“그건…….”“홍매의 정기는 주인들이 부부의 정을 나누어야 왕성해지느니라.”“그렇긴 하온데……. 갑자기 다가오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바뀌었다니요?”“처량하게 눈물짓는 홍매가 딱하지 않느냐. 안쓰러운 홍매를 위해서 실성한 척하고 초야를 치러볼까 싶구나.”[본 도서는 15세이용가 개정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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