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 황제가 세상을 떠났다.
황실의 남은 핏줄은 단 하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이달리아뿐.
엔데제의 대공 리하르트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가 머무는 수도원으로 들이닥쳤다.
…
“혼인을 제안하러 왔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대공님과 혼인해야할 이유를 도저히 못 찾겠군요.”
허울뿐인 황실의 핏줄 이달리아, 그녀는 떨리는 손을 필사적으로 숨겼다.
“제안을 거절하신다면 어쩔 수야 없겠습니다만... ”
말끝을 흐린 그가 이윽고 맹수 같은 눈을 빛냈다.
“황녀님께서 이 땅을 무사히 벗어날 수 있으실지는 모르겠군요.”
...
이달리아는 찻잔을 내려놓고 리하르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였다, 마치 그가 그랬듯이.
“제가 자의로 황위에 오르고자 한다면, 대공은 그 어떤 방식으로도 저를 방해할 수 없습니다.”
비어있는 황좌의 마땅한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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