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장례식 날, 오라비인 황자가 황제와 황비는 물론이고 제 목까지 쳐, 피 묻은 황위를 거머쥐는 비참한 결말이 기억나버렸다.
비극을 피하기 위해선 황제를 설득하고, 오라버니에게 미움 받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제 목을 벤 기사에게 동정 받아야 한다.
백설을 죽일 수 없어 도망치게 도와주었던 사냥꾼처럼. 그렇게 그에게 동정 받을 생각이었는데….
“있죠, 눈 마주치고 대화해주면 안돼요?”
“…불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불편이라니요. 꼭 동백꽃 같아서 예뻐요.”
왜 내가 동정하고 있는 건지!
*
“제가 만일 명예를 빛내고 돌아올 수 있다면….”
“…그때는 부디 전하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해주시겠습니까.”
울음이 목 끝까지 치닫고서야 막연히 깨닫게 된다. 이 감정의 이유를.
수시로 당신을 떠올리고, 함께한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이토록 간절히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이유는, 당신이 어느새 부터인가 내게 소중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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