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으나 사고로 얼굴에 황산이 부어지면서 외모를 잃고 평생 외로움에 사무쳐야했던 주인공 심랑. 얼굴을 잃었으니 고결한 사람이라도 되자는 생각에 평생 전쟁터에서 의료봉사를 했지만 결국 어떤 여자와도 사귀지 못하고 죽은 그가 과거 자신의 잘생긴 얼굴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대염왕조라는 세계에서의 심랑으로 깨어난다는 스토리의 중국 소설이다.

스토리나 설정만 보자면 무난한 편이다. 대염왕조의 심랑으로 깨어나서 현대 의학을 활용하는 부분도 어느정도 있고 자신에게 홀대한 자들을 엿먹이는 사이다물에 충실하다.

그러나 문제는 유치한 부분이 너무 많다.
주인공이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하다는 설정이라 대염왕조에서 깨어나자마자 여자 가슴을 보고 사이즈를 측정하는 등의 유치한 행동이 분위기를 깬다. 번역 소설이라 원작이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인물 간의 대화가 상당히 가볍고 주인공을 이지메하는 악역들의 행동이 너무 유치하며 등장인물들이 너무 멍청하다.

원작은 19금 하렘 야설이라는 걸 알고 보니 좀 납득이 되더라.
헬조선으로 따지면 필력은 딸려도 하렘, 섹스, 사이다맛으로 먹는 조노블 야설 같은 느낌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음.
문제는 수입하면서 선정적인 장면이 모두 잘리고 단점만 남았다는 것.

이 소설의 최고의 장점은 새롭고 재밌다는 점이다.
다른 글들을 질릴만큼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이 작품의 가치가 올라간다.

국내의 글들은 유행이 한번 정해지면
토할때까지 반복적으로 해당 제재를 물고 빨아서
나중에 어떤 소장르는(성좌,빙의,시스템,환생재벌,천마)
클릭조차 하기 싫을때가 많다.
사건 전개도 다 거기서 거기고 상상력도 비루하다.

이 글은 다르다.
설정한 세계도 다르고, 사건전개도 다르고, 주인공도 인간쓰레기고
중국특유의 몰인정하고 악독함이 가득한 가치관도 우리 소설과 다르고
아무튼 다 다르다.

그래서 좋다.
지루하지가 않다.
사건전개가 시원시원하고 에피소드들 결말이 매번 극적이고 반전이 있다.

미친 주인공이 어떤식으로 적을 조져놓을지가 매회 궁금하고
글에 함유된 사이다 청량감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에 아주 제격이다.

글의 수준이 완벽하진 않지만
재미는 정말 충분한 좋은 상업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