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잘 익었군. 아! 냄새 한번 죽이는구나."
소년은 향기로운 냄새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더욱 모닥불 앞으로 다가섰다. 그는 모닥불 위에서 노랗게익어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오리를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머금었다.
그는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흐흐, 이번에도 속겠군. 바보 같은 노인네들.'
동쪽 하늘에 하나의 흥운이 막 솟아오르는 더없이 쾌청한 이른 아침이었다. 상쾌한 아침 기운을 담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소년은 기분좋은 표정으로 흥얼거렸다.
"삼사부(三師父). 두고 보라지……. 감히 내게 하찮은 금단(禁丹) 따위도 주지 않았지. 오늘 나를 섭섭하게 한 대가를 충분히 돌려주겠어. 기다려라, 어극사(魚極史)."
어딘지 모르게 고집이 담겨있는, 듣기에도 장난기 이상의 섬칫함이 담긴 목소리였다.
열다섯, 아니면 열여섯이나 되었을까?
언뜻 보면 티없이 맑은 눈동자와 오똑 솟은 코, 매력적인 얇은 입술을 지닌 미소년(美少年)이었다.
그러나 검은 먹으로 그은듯한 굵직한 눈썹과 조금씩 비치는 의미 모를 미소는 그 또래의 소년답지 않은 강인함과 성숙한 냄새를 풍겼다. 또한 백호피(白虎皮)로 만들어진 옷을 걸친 호리호리한 몸매는 마치야생의 날렵한 표범과같이 거칠고 날랜 분위기를 뿜어냈다.
"또 어제의 일은 말이지… 다른 두 사부들도 묵인해 버렸다. 이는 이 승하(承霞)에 대한 명백한 도전! 본때를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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