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안 찾아왔을 거예요.”채란의 말에 영재의 심장은 비수가 관통하는 기분이었다. 이런 일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자신을 찾지 않았을 거라는 말처럼 들려 영재의 인상이 험악하게 변했다. “도와줘요, 제발.”떨고 있는 채란의 어깨를 보며 영재는 난폭하게 일렁이는 마음을 억눌렀다. “원하는 건 뭐든 한다고 했나?”채란의 고개가 번쩍 들어 올려졌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대변하는 듯 그녀의 얼굴은 이제 혈색이 없을 정도였다. “네, 원하는 건 뭐든 할게요.”“내가 뭘 원할 줄 알고?”멀건 얼굴로 올려다보는 채란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말만 해요, 뭐든.”절박한 마음에서 나온 말일 테지만 채란은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영재의 마음속에 인 불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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