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 와인 잔이 부딪치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아찔하고 유혹적이다. 살얼음이 깨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느낌. 위험한 듯 설레게 청각을 자극한다.“맛있다.”한 모금 입에 머금어 향을 만끽한 후 삼킨 지슬의 목소리가 높다.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술맛도 모르면서.”그런 지슬이 귀여워 덩달아 들뜬 민성은 놀리듯 말을 뱉는다. 주머니에 넣어둔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지슬이 “생각할 시간을 좀 줘!”라며 머뭇거리지 못할 타이밍에 꺼내놓을 작정이다. 사실 남들 다 하는 깜짝 이벤트에 이 여자가 감동할지 확신이 서진 않지만.“잘 못 마셔도 술맛은 안다, 뭐.”뾰로통한 그녀가 민성은 귀엽다.“이리 줘 봐.”잔을 당긴다.“왜?”지슬이 잔을 뺏기지 않으려 세게 움켜쥔다.“키스하게.”“아, 뭐야.”피식 미소 짓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온몸이 달아오른다.“싫어?”잔을 내려놓은 왼손으로 민성은 슬쩍 자신의 아랫도리를 누른다.(본문 중). 사랑은 괜찮지만 결혼은 싫다는 여자와 그녀 없이는 단 하루도 못사는 남자의 밀당 없는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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