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목소리였다. “아파?”“……!?”“그럼 빌어봐.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해.”“……!”“내 발이라도 핥으면서… 거지처럼 구걸이라도 해보라는 거다. 그럼, 아무리 날 증오하는 너라 해도……, 그 정성을 기특하게 여겨, 내가 놔줄지도 모르잖아?”그의 이름은 로우, 바람을 거느리는 사신수 청룡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매정했던 그가 갑자기 내게 상냥해졌다. 그는 나를 미워하는 게 분명한데……“너, 정말 손 많이 가는 녀석이구나?”“……!” “지켜줄게.”“……!”“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넌, 내가 지킬 거야.” 나를 지킨다고 말해줬다.그리고 나를 점점 신부라고 인정해주기 시작했다.“눈 떠. 아리스.”“……!”“누가 지금 널 잡아먹는데?”“…….”“아무리 계약이라도… 네가 싫으면 안 해.”“……!?”“네가 준비될 때까지, 손대지 않을 거라고. 아니면… 그쪽을 더 기대했던 건가? 지금 네 표정을 보면…… 지금 당장 키스해달라고 조르는 것 같다고.”“……그, 그런 거 아니에요!”“아아, 알겠어. 알겠다고. 장난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지. 나의 신부님.”하지만 그 모든 것은 전부 거짓말이었다.왜냐하면 난 사신수의 신부가 될 수 없는 ‘배신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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