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준 건,이번에도 그 남자였다.“지금 네가 한 이 제안, 너야말로 후회 안 할 자신 있어?”“후회, 안 해요.”마주한 시선이 얽혀 들었다.“희수야.”나긋한 음성과 함께 형광등을 등지고 선 그의 새카만 눈동자가 위험한 빛을 냈다.“만약 이런 식으로 날 떨궈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네가 단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 줄게.”욕망을 가감 없이 표출하는 목소리에 차츰 열기가 스며들었다.“넌 아마 상상도 못할 거야. 내가 얼마나 너를 원하는지.”그가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 귓가에서 뚝 멈췄다.“나는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어.”뜨거운 숨이 귓불을 자극하자 머릿속이 아찔해졌다.“감당할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포기해.”7년 만의 재회.지독한 악연이 되풀이되려 했다.「나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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