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주 먼 옛날
숲이 아름다운 어느 작은 마을에
솜씨 좋은 인형사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예쁜 아가씨가
괴상한 물건을 만든다며 수군거렸지만
이브니아는 행복했답니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요.
“나의 창조주.”
반짝이는 푸른 눈과 붉은 입술로
홀리듯 말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숨이 막혀 왔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녀가 만든 인형이었으니까요!
“난 널 이렇게 만든 적이 없어.”
“네가 옆에서 숨만 쉬어도 이렇게 돼.
그러니 네가 이렇게 만든 거 맞아.”
보석을 박아 넣은 푸른 눈이 무섭도록 집요해지고
안료로 물들인 붉은 입술이 탁한 숨을 내쉬었습니다.
“나 같은 걸 더 만들 생각은 하지 마.”
정성 들여 빚은 손이 그녀의 목을 움켜쥐며
귓가에 나른히 속삭였습니다.
“나한테만 이렇게 예쁘게 울어 줘.”
마사.
인간을 타락하게 만든 신의 과일.
그와의 이야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었습니다.
*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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