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닥치다

들이닥치다

하나산전의 대표 박강원, 마지 못해 나간 선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여자를 만났다.피멍이 들고 달덩이처럼 퉁퉁 부은 얼굴로 병실을 찾아와 그를 식겁하게 한 여자가 제 앞에 떡하니 앉아있었다. 그것도 선볼 상대로. 아픈 가족사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서진화학의 큰딸, 송진영.선을 보라는 희선의 말에 욱해 그만 차 사고를 내고 말았다.“……혹시 차 한잔하실 시간, 있으세요?”대답 대신 무표정한 얼굴이 그녀를 향했다. 남자의 차가운 눈동자가 말하는 듯 했다.눈앞에서 얼쩡거리지 말고 꺼지라고.그래서일까. 오기가 생겼다.“저 때문에 다치셨는데 뭐라도 해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꽉 다물고 있던 남자의 입이 열렸다.“시간을 돌려줄 수 있습니까?”“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아침부터 재수가 없는 날이었다. 그런 날에 차를 들이받은 여자를 내내 봐야한다니. “저기요…….”웅얼거린 여자의 이마에 맺힌 땀과 발그레해진 뺨, 뽀얀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 걸까. 여자가 반달눈으로 따라 웃었다.왠지 재미있는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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