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떡같은 글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고루한 글.

이전에 부모님 두 분 모두 돌아가셨는데 회귀했더니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감동한다거나, 연출 등의 다른 재능은 없지만 굳이 '레이어드'에만 재능이 있는 친구가 하필 절친이라던지, 과제를 제출했는데 교수님이 과제들을 검토하며 쓸만한 놈이 없다고 "흐음" "호오" "아깝군"하고 혼잣말 줄줄하며 한탄하다가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과제를 보며 몸을 떨며 감탄하는 유치한 대리만족 장면, 학과 내에서 작품 구걸이나 하는 쓸모없는 놈에게 시달리는 여후배를 멋지게 구해주며 히로인과 엮이는 장면 등.

장면 하나하나가 굉장히 고루하고 상투적이며 유치하다. 등장인물들이 마치 작위적인 연기를 하는 것 같은 어색함이 심하게 느껴진다.

"그림 좀 그릴 줄 안다고 정말 비싸게 구네. 야, 너 선배한테 그따위로 할 거야?"
"김상택, 그림을 받고 싶으면 정당하게 대가를 지불하고 의뢰해."
"자, 장민영.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난 가연이에게 선배로서 개인적으로 부탁하는 거라고."
"네 후배가 아까부터 싫다고 신호를 주잖아. 일부러 무시하면서 집요하게 구는 거 보기 안 좋다. 그만해라."
"시발, 네가 뭔데 우리 일에 끼어들어?"

이게 과연 대학생의 대화가 맞는가? 중딩 때 본 청소년 드라마도 이 정도로 어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1인칭 시점인데 한 문단 너머 나오는 혼잣말과 따옴표가 글을 더 어색하게 만든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묘사할 때 전부 혼잣말을 시도때도 없이 한다.

과연 작가님은 한 번이라도 자신의 글을 머리속에 애니메이션처럼 재생해 보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