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보다도 소설로 읽히는 작품. 조사를 많이 한 게 눈에 보이고, 전국시대 특유의 향취가 더해져 색다르면서도 익숙하다. 첫 1권(~25화)은 힘을 잔뜩 줘서 처음에는 무슨 대망인 줄 알았다. 일본 역사를 모르는 사람인데도 일본적인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막판에는 복선까지 터지니 주인공이 몇 살인지 의식하지만 않는다면 무료분 끝에서 다음편을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반부가 고비다. 여기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여주인공이 공기화되고 신무기도 대부분 개발하고 나면 위기감이 없어서 주인공과 오다 노부나가의 세력전이 유일한 콘텐츠가 된다. 물론 위기감이 없으니 내용은 단조로워지고 사실 일본 다이묘들을 잘 아는 것도 아닌지라 간간이 조선 나올 때만 흥미가 급상승한다. 나는 사실 전국시대 일본에 빙의하면 조선이 상대가 될까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 작품의 조선은 무역으로 화약을 좀 얻더니 체질개선에 성공해서 끝장에서는 강대국이 되었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 마지막은 좀 편의주의다. 하지만 도자기 팔아서 중흥에 성공하는 조선의 모습은 그때 인재 풀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었다. 달리 말하면 원역사에서는 그 인재들이 임진왜란 막는 데 소진되었다는 얘긴데, 역시 히데요시는 만악의 근원이 맞는 것 같다. 후반부는 다시 재미있다. 초반부의 분위기는 많이 약해졌지만 그 대신 대역의 전유물인 중국 사랑('여러개였으면 좋겠다')과 국제전쟁이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지워버린다. 근데 척계광이 한탄하는 걸 보고 있자니 좀 찔리기도 했다. 달리 말하면 이때까지도 인물들 중 일부는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결론은 잘 쓴 소설이다. 내가 보기에 이 소설의 문제점은 하나뿐인데, 다른 문제점은 이것과 연관되어 있다. 바로 초반의 대의가 중반에 가면 잊혀졌다가 후반에서야 사분지 일 정도만 실현된다는 점이다. 공화제든 입헌군주제든 거창하게 말을 했으면 중간중간에 독백으로 지금이 계획의 어느 단계인지 알려주는 성의라도 보였어야 실현이 안 되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없어지니 소설의 방향성도 사라져 결국 평범한 대역물에 가까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이런 걸 감안해도 전국시대를 대충이라도 안다면(나는 조봉포에서 주워들은 게 전부였다) 빠져들 수 있는 소설이고, 수작 맞다. 적어도 다른 일본 대역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확실히 그렇다.
VibeciN LV.44 작성리뷰 (152)
첫 1권(~25화)은 힘을 잔뜩 줘서 처음에는 무슨 대망인 줄 알았다. 일본 역사를 모르는 사람인데도 일본적인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막판에는 복선까지 터지니 주인공이 몇 살인지 의식하지만 않는다면 무료분 끝에서 다음편을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반부가 고비다. 여기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여주인공이 공기화되고 신무기도 대부분 개발하고 나면 위기감이 없어서 주인공과 오다 노부나가의 세력전이 유일한 콘텐츠가 된다. 물론 위기감이 없으니 내용은 단조로워지고 사실 일본 다이묘들을 잘 아는 것도 아닌지라 간간이 조선 나올 때만 흥미가 급상승한다.
나는 사실 전국시대 일본에 빙의하면 조선이 상대가 될까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 작품의 조선은 무역으로 화약을 좀 얻더니 체질개선에 성공해서 끝장에서는 강대국이 되었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 마지막은 좀 편의주의다. 하지만 도자기 팔아서 중흥에 성공하는 조선의 모습은 그때 인재 풀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었다. 달리 말하면 원역사에서는 그 인재들이 임진왜란 막는 데 소진되었다는 얘긴데, 역시 히데요시는 만악의 근원이 맞는 것 같다.
후반부는 다시 재미있다. 초반부의 분위기는 많이 약해졌지만 그 대신 대역의 전유물인 중국 사랑('여러개였으면 좋겠다')과 국제전쟁이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지워버린다. 근데 척계광이 한탄하는 걸 보고 있자니 좀 찔리기도 했다. 달리 말하면 이때까지도 인물들 중 일부는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결론은 잘 쓴 소설이다. 내가 보기에 이 소설의 문제점은 하나뿐인데, 다른 문제점은 이것과 연관되어 있다. 바로 초반의 대의가 중반에 가면 잊혀졌다가 후반에서야 사분지 일 정도만 실현된다는 점이다. 공화제든 입헌군주제든 거창하게 말을 했으면 중간중간에 독백으로 지금이 계획의 어느 단계인지 알려주는 성의라도 보였어야 실현이 안 되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없어지니 소설의 방향성도 사라져 결국 평범한 대역물에 가까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이런 걸 감안해도 전국시대를 대충이라도 안다면(나는 조봉포에서 주워들은 게 전부였다) 빠져들 수 있는 소설이고, 수작 맞다. 적어도 다른 일본 대역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확실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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