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은 산자를 위한 길.그대가 생의 문으로 가는 동안,나는 사의 문에 남아 숨 다하는 순간까지 그댈 지킬 테니.그 모든 미련은 여기 두고 그대는 몸만 가.그는 죽음을 짐작하면서도 편히 눕지 못했다.한 번만…….딱 한 번만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이 심중에 있던 말 한마디는 전하고 보내었을 텐데.그 한마디를 못 하였구나.짙은 그리움이 반복되는 꿈, 어쩐지 다하지 못한 말이 심중에 남아 인한은 꿈에 보이는 장소를 찾아 떠난다.그 와중에 이상하리만치 자주 만나게 되는 한 여인이 눈에 밟히고. 그녀는 장터에서 장터로 떠돌며 이야기를 파는 강창사 은월.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구천을 떠돌던 원귀들도 몰려들고, 어쩐지 자신을 아는듯한 눈빛의 그녀에게 인한 역시 얽혀드는데…….투둑.초가지붕 위로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났다. 은월은 인한의 눈을 바라보았다. 비록 모습은 달라졌어도 사랑하는 이의 눈빛은 여전히 맑고 티 한 점 없었다.잘난 맛에 살던 사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꼿꼿하고 결코 고개 숙이는 법을 몰랐던 그가 지금 눈앞에 있었다.기억을 지웠어도 여전히 그를 바라보는 것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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