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댕기

붉은 댕기

단단한 끈에 손을 결박당하고,입안에는 천 뭉치가 쑤셔 박히고,머리는 검은 천으로 씌어져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산다는 놈이 때마침 나타났으니 말입니다.”알 수 없는 말이 귓가에 들렸다.수레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눈물은 질질 흐르고,여기저기 몸은 아프고 힘들다.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도련님.그가 저를 버린다고 해도 이렇게 그를 떠나긴 싫었다.이리 떠나기는 싫었다.작별인사도 건네지 못했는데.도련님의 얼굴이 가슴에 박혀 눈물이 흥건히 고였다.그때, 갑자기 결박당한 손이 풀리고, 검은 천이 벗겨졌다.“송연아.”귀에 익은 이 다정한 목소리.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들고 남자가 다가왔다.“내가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라 하였는데.”“도련님?”“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으니 벌을 받아야지.”“예?”송연은 갑작스런 말에 놀라 올려다보았지만그는 그녀를 품에 안은 그대로 시선을 앞에 둔 채 걸어갈 뿐이었다.벌을 받는다니 겁이 나야 하는데 도리어 심장이 멋대로 뛰기 시작했다.*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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