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하녀님

오! 나의 하녀님

“저는 귀족과 결혼할 수 없잖아요.”
생존을 위해 영악해져야만 했던 밑바닥 인생에서 귀족은커녕 결혼조차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럼에도 귀족과 결혼할 수 있다면?”
그가 바싹 몸을 붙여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너무 강렬해서 만지면 손이 뜨거워질 것 같았다. 
너무 가까워서 발돋움을 하면 입술까지 부딪힐 것 같아서 케이트는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꿈쩍도 안 하고 케이트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다시 물었다. 
“어떤 귀족 남자를 너무나 사랑하게 될 수 있잖아?”
비천한 뒷골목에서 살던 케이트는 납치된 백작의 외동딸을 구해주고, 백작가의 하녀가 된다. 그리고 잔혹한 백작가의 후계자, 알렉을 만난다. 
그러나,
“로즈는 괜찮은가요, 신부님?”
신부라는 말에 알렉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첫 만남에서 알렉을 신부로 오해한 케이트는 의도치 않게 그와 기묘한 관계가 되어버리게 되는데….
“케이트, 케이트.”
그의 목소리는 애달팠다. 너의 마음을 지켜 주고, 내 욕망을 누를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은 잘못이었다. 나를 과대평가한 거지.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너에게 더 원하는 게 많아. 
“너를 볼 때마다 수천 가지 생각이 떠올라.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지지.”
“…어떻게 마음대로 하고 싶으신데요?”
“늘 내게서 솟구쳐 일어났던 감정을 확인하는 것.”
둘의 눈이 맞닿았고 한 발짝 다가왔다. 
“내가 하고 싶었지만 참아 왔던 것.”
그의 긴 속눈썹이 느릿하게 밀려 올라가고, 눈에 짙은 갈망이 떠올랐다. 
"오늘은 다른 것을 가르쳐 줄게."
새빨간 알렉의 눈동자가 오묘한 빛깔을 가득 머금고 다가왔다.
매혹적이지만 저주를 품은 알렉과 그의 운명에 휘말린 케이트.
과연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운명이 엮이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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