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가고 있어

울지 마, 가고 있어

“듣자 하니, 두성그룹 딸이라던데.”지독하게 낮은 음성이 그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이번엔 지원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맞아.”“그런데 넌 여기서 뭘 하는 거야.”“…무슨 뜻이야?”“아버지는 정치인에게 뇌물을 주고 회사 공금을 횡령했는데, 딸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아주 웃긴 얘기지.”..재운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적대감도 감추지 않았다.“그렇다고 나까지 그렇게 살 순 없잖아.”“위선적으로 보여.” . .그날의 사건이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것처럼 그녀의 인생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재운은 그 애를 잊을 수가 없었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에, 악몽을 꾸다 일어나 숨을 헐떡거리면서 그 애를 생각했다. ..가끔 그 애 생각을 했다. 오른팔에서 참기 힘든 통증을 느낄 때마다, 그녀가 괴로운 시간을 견뎌낸 것처럼 그 애도 어디선가 힘든 과거를 이겨내고 잘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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