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본 건 잊는 법이 없는 명석한 두뇌.
범의 기운에 승냥이의 표독함, 여우의 간사함까지 가졌으나
오직 한 사람 소희에게만은 한 없이 약한 왕자, 이강.
발랄하고 당찬 성품으로 강의 마음을 가져간 성도 없이 이름뿐인 소녀, 소희.
제 갈 길이 바쁜 그녀는 적극적인 강의 고백이 그저 오글거릴 뿐이다.
“대체 제 어디가 그리 좋으신 겁니까?”
“과인이 지나치게 잘났으니 못난 네가 기이하여 그런가 보지.”
강은 제 마음이 앙큼하고도 귀여운 여자아이 소희로 가득 찬 그날부터 결심했다.
“저는 조선의 지존이 될 것입니다.”
보위에 올라 소희의 성을 찾아주고 싶다고.
소희가 어두운 밤이 아니라 밝은 하늘아래 당당히 살게 하고 싶다고.
“왕이 싫다니. 네가 제정신이냐? 내게 먼저 입을 맞춘 건 너다.”
“그게 언제 적 일인데요. 여섯 살 때 일을 가지고 지금.”
하지만 도무지 눈치라고는 없는 소희를 보는 강은 그저 애가 탈 뿐이다.
“제발 더 이상 내 속 좀 긁지 말거라.”
“이래봬도 제가 춘화집을 열 권하고도 두 권을 더 본 사람입니다.”
남녀 간의 정리를 그림으로 배운 천둥벌거숭이 소녀와 까칠한 군주의 운명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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