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는점

녹는점

불우한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학창 시절 이어지는 괴롭힘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진 예빈. 그런 예빈은 어렵사리 돈을 모아 자신의 쇼콜라 부티끄를 연다. 초콜릿의 맛만큼은 자신이 있는 그녀이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부티크가 점차 자신감을 깎아먹는다. 그때 초콜릿에 미쳐있는 재벌 3세가 우연히 예빈의 가게를 찾게 되는데……!* * *석현은 오렌지 봉봉을 하나 가져왔다. 그리고 시식용 칼로 반을 갈랐다. 리퀴르가 울컥 터져 나오면서 새콤한 시트러스의 향이 둘 사이의 공간에 맴돌았다.“이 리퀴르. 럼이 아니라 진을 이용했지요. 당신이 특별 주문을 넣은 것이 아닙니까? 게다가 자몽을 베이스로 레몬과 감귤도 넣은 모양이군요.”석현은 아주 정확하게 내용물을 읊었다. 예빈의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다. 그는 이윽고 초콜릿 반쪽을 입에 넣었다. 예빈이 말리기도 전의 일이었다.“이런 맛을 내는 초콜릿이 만원이 안 된다니. 말이 안 됩니다! 젠장! 왜 이렇게 맛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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