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는 쫄면을 젓가락으로 휘돌려 감아 수저로 받치고 한결의 입술 앞에서 멈췄다.
“아, 해봐요. 잊지 못할 맛일 거예요.”
시아는 입 주위에 붉은 양념이 묻은 것을 자각 못 하는지 해맑게 웃으며 쫄면을 권하고 있었다.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던 한결은 작게 심호흡하고 시아가 건넨 쫄면을 받아먹었다. 새콤하면서도 감칠맛이 가득하긴 했지만, 굉장히 매웠다. 열심히 쫄면을 씹어 삼킨 한결이 연달아 물을 마셨는데도 목부터 귀까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스읍. 하. 정말…. 잊지 못할 맛이네요.”
가시지 않는 매운맛 때문에 한결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물. 더 가져다드릴게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시아는 냉장고에서 물통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한결의 잔에 물을 가득 따라 내밀자 그는 단번에 잔을 비웠다.
“혹시, 매운 거 잘 못 드세요?”
“하아. 네.”
“그럼 우리 종종 같이 먹을까요? 매운 거.”
농담이겠지 싶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봤건만, 시아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지금, 한결 씨 겁나 섹시해요. 우리 매운 거 자주 먹어요.”
입가가 빨갛게 물들었는데도 환하게 빛나는 시아가 그를 보고 활짝 웃었다.
수년간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뛰어온 한결의 심장이 다른 이를 위해 기지개를 켤 준비를 시작하는 듯 간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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