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남자를 사랑하지 마

나 같은 남자를 사랑하지 마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변하는 건 없었다. 그제야 실감했다. 떠났구나. 다신 돌아오지 않는구나.“남혜련!”혜련을 눈앞에 두고도 믿기지 않아서 그녀의 소매 끝을 붙잡았다. 눈을 감으면 사라질 것 같아 마음 놓고 눈을 감을 수도 없었다. “잘못했어. 용서해 줘. 응? 제발 돌아와 줘. 내가 잘할게.”“…….”“나는, 난 정말 몰랐어. 아니, 몰랐어도 누나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건데.”재하는 지저분한 복도에 무릎 꿇고 눈물 흘리며 그녀를 붙잡았다.“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아니 그냥 내 옆에서 숨만 쉬고 있어도 좋아. 내 옆에 있어 주면 안 될까?”그녀가 반쯤 몸을 틀어 돌아와 달라고 비는 재하를 무심하게 응시했다.“꺼져버려.”혜련이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 그때, 그녀의 뒤에서 절박한 외침이 들렸다.“내가 죽어도? 죽어도 그 마음 변하지 않을 거야?”“죽어.”“…….”“죽고 싶으면 죽으라고.”살짝 들린 턱이 재하를 무감각하게 내려다보았다.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비웃음이 그의 고막을 사정없이 긁었다.“네가 죽는 게 무서워서 널 다시 만날 것 같아?”늦었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혜련은 정말로 그를 다시 볼 생각이 없었다. “궁금하면 어디 한번 죽어 봐. 조문은 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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