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만 제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쪽도 저와 별로 오래있고 싶지 않은 자리인 것 같으니까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솔직하게라……. 뭐 어른들의 강요에 못 이겨 이 자리에 나왔고 물론 나와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것 같은데 맞나?”“…….”오만하게 빛나는 그의 눈빛에선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이 좋지 않은 느낌은 뭘까? 불쾌했어도 좀 참았어야 했나?’“대답이 없다는 건 yes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사랑하는 놈이라도 있는 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집에서 반대하는 뭐 그렇고 그런 싸구려 연애소설 같은 얘기겠군.”안 그래도 아프기만 한 자신의 사랑을 그렇고 그런 싸구려 연애소설이라고 치부하는 혁진의 말에 이것저것 가릴 새도 없이 표독스러운 말이 튀어나갔다. “싸구려 연애소설 이라고 했나요? 그러는 그쪽은 그 싸구려 연애소설 같은 사랑이라도 해봤는지 의심이 드는군요. 뭐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건 없건 간에 당신같이 재수 없는 사람과는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군요.”더는 이 불편한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먼저 실례하겠습니다.”“재수 없는 인간이라……. 그 말은 내가 당신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뜻이겠지?”“…….”“아, 궁금한 얼굴이니까 친절하게 설명해줄까? 난 당신과 다르게 당신이 꽤 마음에 들었다는 이 말은 해야겠군. 그럼 조만간 다시 보도록 하지. 그리고 한 가지 더. 갑자기 내게 할 말이 생기면 전화하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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