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왕녀 레니아 외전 [단행본]

미친 왕녀 레니아 외전

“왜.”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난 거지?’ 
하필이면 그녀가 가장 행복했었던 오늘로.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다시 깨어난 지금, 그 어디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의 흔적조차. 
폰티아노의 왕녀 레니아. 
그녀의 꽃처럼 행복했던 시절은 클로비스 제노프 공작과의 결혼으로 모두 망가져 버렸다.
[레니아 제노프를 클로비스 제노프 공작 시해 죄로 사형에 처한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 보아도 현실이라는 지옥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는 확신에 신의 축복인 죽음을 갈망했던, 어리석었던 그때. 신께선 인간에게 죽지 않을 정도의 고통만 주신다는 그 섭리 아래에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으며,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축복을 바라는 것뿐이었다. 
이 지옥을 벗어나, 망각의 축복을 얻는 것. 
모든 기억을 잃고, 신의 품 안에서 평안을 얻는 것. 
오직 그것만을 소원하며 목덜미에 칼을 찔러 넣었다. 
하지만 신은
그 절박했던 마지막 소원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아니, 단순히 들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소망을 산산이 부수어, 절망으로 돌려주었다. 다시 이 지옥으로. 그것도 그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그때에 가장 불행했던 기억들을 모두 가진 채 돌아왔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어.
피해야만 했다. 
그와의 만남을. 그와의 결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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