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나를 증오한다. 그게 아니라면 이 정도로 모든 걸 빼앗진 않았을 거다.마력이 흐른다는 폐광산을 겨우 찾아냈더니.‘아이고, 어째. 높으신 분이 어제 똑같은 제안을 하지 뭐요.’계약금을 걸기 전날, 누군가가 선수를 쳤다.거지 패를 먹이고 재우며 사냥꾼 길드를 만들었더니.‘우리도 출세라는 걸 해 보고 싶거든. 은혜는 다음 생에 갚을게.’귀족가에서 기사 작위를 내리겠다며 큰돈을 주고 데려가 버렸다.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남은 재산을 다 털어 그림 한 점을 사고자 했다.‘보는 눈이 있군요. 제국민들도 그럴까요?’‘내가 그렇게 만들 거예요.’그러나 계약 직전, 화가는 나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모든 게 실패한 불운한 삶.그 끝에 다다른 순간, 그 여자가 찾아왔다.“디테일한 게 헷갈릴 때는, 그냥 네 행보를 지켜봤지.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조금 더 빨랐던 거야.”내 모든 계획을 빼앗은 단 한 사람, 그레이스 세르베.“내가 벤치마킹한 인물, 그게 바로 아이리스, 너야.”그녀는 빙의자였다.*그녀와 엉켜 싸우다 열여덟 살로 돌아왔다. 모든 것을 기억한 채로.“그랬구나.”나는 거울 앞에 서서 중얼거렸다.“나 정말 다 가졌었네.”그레이스, 네가 왜 그렇게 자신만만했었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하겠어.세상의 비밀을 안다는 건, 정말로 강력한 무기였구나.파랑초록분홍 장편 소설 <빙의자에게 미래를 빼앗겼다>
[공지] 7권 12화, 내용중복 수정했습니다. 용량삭제 하시고 다시 보시면 됩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왼손에는 군자검을, 오른손에는 지옥도를 든 천하제일 과일상 행운유수의 장남 적이건.그의 유쾌하고 신나는 강호제패기!정도맹과 천마신교가 싸운다. 정마대전은 10년 이상 치열하게 이어진다. 그러다 느닷없이 끝난다. 밑도 끝도 없다. 말 그대로 느닷없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갑작스런 휴전(休戰)의 배경은 무엇일까. 천마신교의 내란? 무적고수의 등장? 소문은 무성하다. 가타부타 밝혀진 것 없이 20년이 흐른다. 20년, 강호의 판도가 바뀌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북천패가, 남악련, 풍운성, 흑도방이 강호를 주무른다. 그리고 묘한 녀석이 나타난다. 왼손엔 검(劒), 오른손엔 도(刀). 비밀이 많아 뵈는 이 녀석의 이름은 적이건. 꿈은? 강호제패다. 적이건은 말한다. “문파를 세울 거야. 이 강호에서 가장 강하고 멋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