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그 후회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한부가 될 때까지 헌신했다. 그러면 나도 사랑받으리라 믿었다. “엄살 좀 그만 부려라.” “이 정도로 안 죽거든? 징징거리는 것 좀 집어치워.” “또 울어? 툭하면 우네. 귀찮게.” 하지만 정작 내게 돌아온 것은 잔인한 경멸과 비참한 죽음뿐. ‘안 돼. 다신 이렇게 못 살아.’ 그런데 다시 돌아와 버렸다니. 차라리 죽어서라도 벗어나려고 했는데……. “자, 잘못했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해? 어떻게 하면 돌아봐 줄 거야?” “제발 용서해 다오. 우리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왜 이제 와서 후회하는 거지? *** 쓰레기들에게서 도망치다가 전생의 앙숙이었던 사내를 구했다. 그저 과거의 보은을 갚기 위해서일 뿐이었는데……, “아니, 나는 네가 또 저것들에게 헌신하다 죽는 꼴 못 봐.” “…….” “그러니 이번에는 나를 선택해. 나를 사랑해. 사랑하지 않아도 내 곁에 있어, 제발.” 어째서 당신은 내게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난 이제 누구에게도 사랑받기를 원하지 않는데.
unias 로맨스 판타지 장편소설 [나는 한 편의 극을 보았다]그녀는 후작가의 적녀로 태어났다. 예쁘장한 외모와 든든한 가문의 권세는 그녀를 오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이었다. 그녀의 주위엔 항상 사람들이 넘쳐흘렀고 그들은 항상 그녀를 찬양했다. 여자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순간에도 그녀는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곳은 그녀의 자리였고 누구도 그녀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아니, 누구도 넘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의 착각이 깨진 순간 지고했던 그녀의 자리는 시퍼렇게 날이 선 칼날이 되어 그녀의 목을 죄었고, 그녀를 찬양하던 무리는 그녀를 물어뜯는 승냥이 떼로 변하여 그녀를 갈가리 찢을 듯 덤벼들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는 억울함에 울부짖었다. 세상을 저주하며 피를 토했다. 그녀는 바로 나였다.일러스트 by L.H
사랑하는 사람을 되살리기 위해 시간을 돌렸고, 시한부가 되었다.남은 수명은 1년.그 안에 그를 행복하게 만들고 떠나야 한다.‘과거에 그가 사랑하던 여자와 이어주면 행복해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두 사람 사이의 다리를 놓아주러 다녔는데.뭔가 잘못됐다.“나와 결혼해 주십시오. 1년만.”왜 그가 나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하는 거지……?*** “저는 한 명 이상의 부인을 둘 생각이 없습니다.”그가 내 손목을 잡았다. 성큼 가까워진 거리가 일렁이는 불그림자만큼이나 위협적이었다.“당신이 내 처음이고 마지막이 될 거라는 얘기입니다, 샤를로트.”[회귀/시한부여주/계약결혼물/남주를 위해 시간을 되돌린 여주/선결혼후연애/순정남/지고지순남/여주에게 빠져드는 남주와 남주 주변인들]표지 일러스트 By Juan(@Juan88288828)타이틀 디자인 By 도씨(@US_DOCCI)
“당신의 약혼자가 과부에게 구애하는 모습을 봤어요.” 어느 날, 키사는 낯선 이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하얗게 질려 그를 찾아가 따져 물었는데, “나와 그녀 사이에 성별 같은 것은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해. 막말로 내가 바람이라도 피웠나?” 키사는 이 기만을 더 참을 수 없었다. * * * 강압적인 아비로 인해 파혼에 어려움을 겪는 그녀 앞에 구원처럼 나타난 한 남자, 죽은 형을 대신해 갑자기 공작이 된 세이어드. “키사, 저와 결혼하지 않겠습니까.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려진 게 하나도 없는 수상한 사람. 그러나 남자는 다정했고, 아비와 달리 그녀를 지지해 줬다. 가끔씩 그 위로 이유 모를 선득함이 겹쳐졌지만, 모든 게 순조로웠다. 전 약혼자에게서 한 통의 편지가 오기 전까지. [긴히 알려 줄 게 있어. 네 남편이 될지도 모르는 남자와 관련하여 매우 중대하고도 위험한 문제야.] 키사의 심장이 쿵쾅댔다. 이 남자, 내게 뭘 숨기고 있는 걸까?
“그대를 사랑한다.” 사랑을 위해 전부를 바쳤던 ‘착한 아내’ 에이라. 마침내 자신의 도움으로 그가 황제가 되기 직전의 순간. 피 흘리는 제 앞에 다가온 자비어는 속삭였다. “……하지만 영웅의 어깨는 본디 무거운 법이야. 대업을 위해서는 무엇도 감수해야 하지.” 검집에서 뽑히는 검날의 소름 끼치는 소리. “나를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마저도.” 검은 섬뜩한 궤적을 그리며 에이라의 목숨을 앗아갔다. 7년을 함께했던 남편의 처절한 배신이었다. ** 죽기 전 흡수했던 성물의 힘을 품고 결혼 전으로 회귀했다. 이제 그들을 위한 복수의 장이 시작될지어니. 아들을 위한 제물로 자신을 길들이던 시어머니, 마지막 순간 형부의 팔짱을 끼고 승리의 웃음을 짓던 이복여동생, 그리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남편. 자비어. 이들은 지옥의 문 앞에서 사이좋게 만나게 될 것이다.
남주의 아이를 임신하고 도망가는 여주에게 빙의했다. “난 원작을 알고 있으니, 오해할 게 아무것도 없어!” 그래서 도망치지 않고 남주를 꼬시기로 마음먹었는데……. “꽤 그럴듯한 연기야.” 처연한 원작 여주 행세는 바로 간파당하고. “아무래도 부인께선 뱃놀이를 할 상태가 아닌가 보군.” 여주 버프를 받기 위한 회심의 스킨십은 처절히 무시당했다. “나 진짜 망한 건가?” 좌절도 잠시, 피나는 노력 끝에 남주와 사이가 좋아지자 임신 사실을 고백했다. 그런데. “아이라.” 그가 달리아의 배를 쓸어내리던 손길로 그녀의 뺨을 살포시 감쌌다. “이럼 내가 직접 죽일 수밖에 없잖아.” 뺨에 닿은 남자의 온기가 서늘했다. “안 그래, 부인?” …그냥 도망갈걸. 아무래도 X된 것 같다.
“너 말고 다른 여자를 사랑해. 그러니 나와 파혼해 줘, 르벨리나.” 10년간 힘없는 2황자의 곁을 지켜 왔던 르벨리나. 하지만 그 사랑은 결혼 발표를 하기로 한 날, 처참하게 짓밟히고 만다. 게다가 이 수치스러운 일을 누군가에게 들키고 말았다. 하필 북부의 철혈의 대공이라고 불리는 타르테논 스페라움에게! 비밀로 해 달라는 르벨리나에게 타르테논은 한 가지 조건을 제안한다. 그건 바로 3년간의 계약 결혼. 그렇게 북부로 가 척박한 땅을 일구고, 엉망인 내정을 바로잡고, 부패된 귀족들까지 처리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혼?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아직 우리의 계약 기간은 남아 있어.” “하루 남았잖아요. 저는 미리 말하려고…….” “미안하지만, 르벨리나. 나는 그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어. 처음부터.” 뭐라고?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도망칠 생각은 하지도 마, 너는 이미 내 거거든.” 저기요, 대공님. 왜 제게 집착하세요?
제국에서 가장 오만하고 고고한 남자 에드릭 펠튼. 십 년 동안 짝사랑한 그와 기적적으로 이루어진 날. 멜리는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영원토록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는 동화 마지막 구절처럼. “이번 연회에서 저는 뭘 하면 될까요?” “당신은 집에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무심하고 냉랭해져 갔다. 어째서 동화는 결혼 이후에 대해선 조금도 알려 주지 않았을까? “당신,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요?” 지친 멜리의 물음에 에드릭은 조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땐 그게 사랑인 줄 알았으니까.” 자신의 세계가 무너질 줄도 모르고. *** 빗물이 볼을 쉴 새 없이 때렸다. 바람은 온몸을 뒤흔들 정도로 거셌다. 처음 만난 야생은 무자비할 정도로 폭력적이었다. 하지만……. ‘당신 곁에 있는 것보단 훨씬 나아.’ 그녀는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멜리는 남편의 세계를 벗어났다.
수인을 학대하다 처형당하는 악역, 르웨인에게 빙의했다.죽음을 피하려 언니인 리니에의 정략결혼을 대신하기로 했다.문제는 그 상대인 블루아 공작이 냉혹한 전장귀라 불리는 고양이 수인이라는 것인데.......“당신, 나 같은 수인을 학대하는 게 취미라고 들었는데.”“공작님의 결혼 상대로 수인을 학대한 여자는 안된다는 조건 같은 건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요.”그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흉흉하게 번뜩였다.나는 그가 무어라 말하기 전에 재빨리 덧붙였다.“제 취미가 문제라면, 결코 공작님을 학대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하겠어요.”“하?”10년 차 고양이 집사와 까칠한 고양이 수인의 계약 결혼 이야기.#고양이하렘(?)물 #빙의물 #사이다물 #계약결혼 #강단여주 #능력여주 #캣닢향여주 #집사여주 #궁디팡팡마스터 #고양이수인남주 #소유욕 #집착남주 #상처남 #입덕부정남#귀여운고양이인척 #내숭남 #순정남
수인을 학대하다 처형당하는 악역, 르웨인에게 빙의했다.죽음을 피하려 언니인 리니에의 정략결혼을 대신하기로 했다.문제는 그 상대인 블루아 공작이 냉혹한 전장귀라 불리는 고양이 수인이라는 것인데.......“당신, 나 같은 수인을 학대하는 게 취미라고 들었는데.”“공작님의 결혼 상대로 수인을 학대한 여자는 안된다는 조건 같은 건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요.”그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흉흉하게 번뜩였다.나는 그가 무어라 말하기 전에 재빨리 덧붙였다.“제 취미가 문제라면, 결코 공작님을 학대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하겠어요.”“하?”10년 차 고양이 집사와 까칠한 고양이 수인의 계약 결혼 이야기.#고양이하렘(?)물 #빙의물 #사이다물 #계약결혼 #강단여주 #능력여주 #캣닢향여주 #집사여주 #궁디팡팡마스터 #고양이수인남주 #소유욕 #집착남주 #상처남 #입덕부정남#귀여운고양이인척 #내숭남 #순정남
*셀럽: ‘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둔한 몸, 소심하고 착해빠진 성격.따돌림당하던 뚱보 공녀, 루베트리아 디올러스.“어머, 공녀는 볼 때마다 디저트 가게에 있네요. 그렇게 다디단 걸 틈만 나면 볼이 터져라 집어넣으니까 뒤룩뒤룩 살이 찌죠.”가문의 ‘백조’인 공주님 릴리아의 주변에는 항상 친구들이 넘쳐났고,그들에게 괴롭힘당하는 ‘미운 오리 새끼’ 루베트리아는 외톨이였다.“야, 이 바보야. 우리 공주님 화나셨잖아. 먹어, 빨리.”“푸하하학……!”“세상에! 저걸 진짜 먹었어!”학습된 괴롭힘에 지쳐가던 루베트리아.그러던 그녀는 어느 날,‘딱 하루만, 저 여자처럼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180도 달라지는데.***“루베트, 너 혹시 미쳤니? 대체 왜 그래? 우리한테 원수라도 졌어?”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릴리아의 목소리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너무나도 당연히 내 원수지. 지금까지 너희 둘에게 당해왔던 것만 떠올리면 나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그, 그래서 뭐, 복수라도 하겠다는 거야? 유치하게?”“유치이?”아, 이거 진짜 코미디네.“야.”순간, 웃던 얼굴을 싹 굳히자 릴리아가 바짝 얼었다.“유치하게 느껴졌다면, 앞으로는 애들 장난 수준에서 졸업한 어마어마한 방법으로 물 먹여줄게.”“뭐, 뭐?”“그리고 리키만 당할 거라 안심하지 마. 물 처먹을 대상에는 너도 포함이거든.”그대로 굳어 황당해하는 릴리아에게 나는 방긋 웃어줬다.“이 언니는 미친개란다.”#화제의 셀럽, 이세계 공녀의 몸에서 눈을 뜨다#미운 오리 새끼에서 제국 최고의 셀럽이 되기까지그리고#계략남주 #얼굴천재남주“오늘은 아쉽지만 이만 헤어질 시간이니까, 집에 들어가자. 또 만날 수 있을 거야.”“우으……. 그치만, 같이 못 산다며…….”“와, 너 그렇게 내가 좋아?”“응!”고민도 없이 대답하는 루베트를 보며 소년은 멈칫하다가 이내 소리 내어 웃었다.“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나중에 너 크면, 내가 청혼하러 갈게.”표지 일러스트 By 소넷(@Sonnet_form)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회귀했다. 악녀란 이유로 살해당하고, 환생해 잘 살고 있었는데. 이제 와 회귀라니? 전생이 소설이었음을 알았을 때보다 충격적인 전개였다. ‘제국을 벗어나자. 이번 생은 내 행복만을 위해 살겠어.’ 아엘리아는 과거를 되풀이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결심하기가 우습게 주변 인물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곁에 있겠습니다. 떠나지 않고 황녀 전하를 지키겠습니다. 그 무엇에게서든.” 애원하고 매달려도 등 돌렸던 이가 주위를 맴돌고. “다친 데는 없냐고 물었다.” 눈앞에서 머리채를 잡혀도 못 본 척 지나던 황태자가 안위를 물었다. “왜 혼자 아파하십니까? 제국의 황녀 전하나 되는 분이.” 마주칠 때마다 찢어 죽일 듯 노려보던 마탑주는 귀찮기만 한 걱정을 퍼부어 댔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에르, 황궁에서 굶겨? 왜 볼 때마다 말라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채 바라지도 못했던 온기를 속삭이는 목소리는 다정했다. 마치 아엘리아가 느낀 전생의 결핍을 메꾸려는 것처럼. 이번 생은, 행복할 수 있을까?
지난 사랑의 상처 때문에 일에 매달려 살아온 르코니. 어느 날,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준 전 남자친구가 불쑥 찾아온다. 헤어져 있던 지난 일 년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채. “코니, 제발 한 번만 내 얘기를 들어 줘.” 혼란스러운 얼굴을 한 다니엘이 필사적으로 르코니의 손목을 붙들었다. “내가 아직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 우리가 헤어졌다니, 말이 안 되잖아.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어? 코니.” 물끄러미 그 모습을 응시하던 르코니는 손목을 비틀어 빼냈다. 언젠가 그토록 바라던 순간이었지만 지금의 그녀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돌아가, 대니. 우리 옛날에 끝난 사이잖아.” *** “재미있는 소문을 들었어. 헤스턴 영식이 이제 와 헤어진 옛 연인에게 매달리고 있다지?” 행실이 방탕하다고 수도에 소문이 자자한 남자가 이를 드러내 보이며 웃었다. 그가 춤 신청을 하듯 우아하게 르코니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때, 가드윈 영애. 곤란한 상황을 해결해 줄 테니 나와 연애해 볼 생각 있나?”
sns 셀럽이자 괴물 병기로 불리는 스파르타 필라테스 원장 강지하.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고 깨어나니 책 속에 들어와 있었다. 병약한 시한부 공작부인의 몸으로. "마님, 제 배에 이상한게 생겼어요!" "축하해. 일자복근의 탄생을." 빙의 후 주변인들에게도 해박한 지식을 좀 알려주었다. "내 몸도 좀 봐줬으면 하는데." 그렇다고 꽃길 예약 주인공인 황태자까지 찾아올줄은 몰랐는데. "남의 부인에게 몸을 보이는건 대체 어느나라 예법입니까?" 성난 목소리로 카수스가 황태자에게 살기를 풍겼다. 카수스, 너 좀 낯설다? 너 아내가 죽을때도 안왔잖아?
[ 당신인가, 내 누이를 살해한 여자가. ] 전생을 깨닫고 보니 막장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남편 내연녀를 죽였다가 그녀의 남동생 손에 무참히 죽는. 그를 피하고자 그 여자를 구해 낸 것뿐인데. “누이의 은인이시라고요. 그럼 편히 머무십시오. 이혼 후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이 저택에서, 편하게.” 날 죽일 남자와 단단히 엮여 버렸다. 목에 검이 들이밀어진 채로. *** 결혼이 무덤이라면 죽어서라도 걸어 나와야 했다. “유서 깊은 문관 가문에 근본 없이 천박한 졸부 가문 아이가 들어왔구나.” “다른 여자랑 고작 몇 번 잔 것도 이해 못 하면 어쩌자는 거야!” “언니, 그 사람은 제가 좋대요. 그 사람, 제게 양보해 주시면 안 돼요?” 시모의 패악과 남편의 외도, 의동생의 기만까지. 그래서 결정한 이혼이었다. 이혼 후엔 약속대로 떠나려 했고.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진심을 말하십시오.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로 숨기려 하지 말고.” “…….” “또 혼자 울려고 그러십니까.” 북풍처럼 냉혹하기만 하던 남자의 눈이 미풍처럼 온화해지기 시작한 건.
"나에게 각인한 암컷이야. 황후가 함부로 대할 이가 아니란 뜻이지." 학대받던 공녀 세피아. 그녀는 수인 제국의 황제 데미오스에게 청혼받는다. 황제는 세피아의 소꿉친구였고, 그녀는 청혼을 구원이라 여겼다. 남편의 이름을 몸에 새긴 여인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여인은 황제의 애첩이 되었고 더 나아가 세피아의 자리를 요구해 왔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황후의 자리를 지킬 수도 없었다. 낭떠러지에 선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금안의 맹수였다. "세피아, 오래도록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세피아를 내쳤던 황제가 그녀에게 매달린 사실까지도. 그녀에게 구애하는 신수 또한. 다만, 무엇을 선택하든 잊지 말아야 한다. 그녀를 둘러싼 수컷 모두 짐승이란 사실을.
뻐꾸기 공작부인 벨라도나. 자신을 구해준 공작님의 은혜를 갚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그녀는 회귀한 후 더 이상 예전처럼 친절하지 않았다. ㅡㅡㅡ 공작님의 흔적이 있는 모든 것에 인정받고 싶었고, 가문의 일원으로 나를 품어주길 원했다. 그렇게 한 번의 생을 바쳐가며 공작가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노력하던 그 벨라는 죽었다. 그러니 할 만큼 다 했다. “좋아.” 털어낼 것은 털어내고 남길 것은 남긴다. 오로지 공작님의 유언을 따라 나는 케일란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공작가를 지킬 것이다. 그리고 3년 뒤면 미련 없이 이곳에서 벗어나겠지. 그러니까 얘들아. 너희들에게는 좋은 소식이겠구나. 그렇게 거부하던 내 관심은 이제 없을 거거든. --- “...어째서 날 혼내지 않아요?” 나를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악독했던 아이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말이다. 레이나.” “...” “널 혼낼 생각이 없단다.” “...왜?-요?” 나는 네 마음의 짐을 덜어 줄 만한 일을 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그냥.” 너를 위한 도움을 더 이상 주고 싶지 않아서란다. --- “나는 행복해지고 싶어.” “...그게 다야?” “잘 모르겠어. 어떤 게 행복한 거야?” “가족들도 그렇고 맛있는 음식들도 그렇고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지고 싶은 물건?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행복해질 수 있잖아.” “그럼 너는 뭐가 가지고 싶은데?” “나는...음. 그냥...예쁜 머리핀이 가지고 싶어.” 지금 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싱그러운 미소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 아이는 이내 나를 향해 다짐하듯 목소리에 힘을 주고 말했다. “머리핀. 내가 줄게.” 그리고 잊고 있었던 그리운 과거의 인연이 물 흐르듯 서서히 다가왔다.
축복과 악운을 타고난 북부의 공작레녹스 칼라일에게 삶은 늘 쉽고 명료했다.생과 사, 흑과 백원하는 것은 빼앗아 취하고, 쓸모없어진 것은 버리면 그만.7년 전, 부모의 복수를 조건으로 그를 찾아왔던 계약 연인도 예외는 아니었다.‘제가, 첫눈에 반했거든요.’만족스러운 거래였다.영리하고 비밀스럽고, 눈치까지 빠른 줄리엣 모나드.소꿉장난 같은 연인 놀이가 질리면 언제든 쉽게 끊어낼 수 있는 편리한 관계.그렇게 확신했다.“이제 그만할래요. 더이상 전하를 사랑하지 않아요.”겨울처럼 고요한 얼굴로 봄처럼 안겨오던 여자가고백하듯 이별을 말하고가장 날카로운 비수로 그를 찌르고 달아나기 전까지는.*몰락한 백작 영애, 공작의 철없는 시한부 연인.줄리엣 모나드에게 삶은 늘 공평하고 잔인했다.운명이 그녀에게 두 번째 삶을 주고무엇 하나 바꿀 기회는 허락하지 않은 것처럼.안아보지 못한 아기, 구하지 못한 부모님.여름처럼 오만하고 가을처럼 잔인한 첫사랑이었던,그러나 이번에도 결국 그녀를 영원히 잊을 남자.닫힌 문 앞에서 줄리엣은 생각했다.손안의 열쇠는 작고 초라하고, 눈앞의 견고한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발버둥 쳐도 정해진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면 뭘 해야 할까?줄리엣은 첫사랑이었던 남자에게 계약을 제안했다.내 복수를 도와주면 원하는 걸 줄게.똑같이 기만당하고 버림받느니, 이번에는 차라리 이용하고 이용당하다가먼저 제 방식대로 이 관계를 끝내주겠노라고.계약 연인을 버리고 도망친 7년째 밤.차가운 오해와 배신이 들끓는 추격전의 끝에서줄리엣은 처음으로 견고한 운명이 삐걱이며 어긋나는 소리를 들었다.“네가 졌어, 줄리엣. 그러니까 포기해.”“도망치려거든, 내 애를 가진 걸 들키지 말았어야지.”문이 열리고, 비밀이 탄로 났다.나비의 날갯짓이 불러온 폭풍으로부터아주 오래 기다려온 약속과 복수가 시작되었다.차유로 장편 로맨스판타지 소설, <잊혀진 줄리엣>
소설 속 절륜한 백작님과의 원나잇은 꿈이 아니었다! 지독한 패악질로 백작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왕비 며느리를 괴롭히다 사형당하는 악녀 시어머니에게로 책빙의했다. 뻔한 전개라도 죽을 순 없다. 생명은 소중하니까. ‘해드리겠습니다! 그까짓 이혼!’ 얼른 이혼 확정 도장부터 찍었다. 그다음엔 개과천선인가요? “웰컴 투 시월드!” 여주인 며느리를 환대했다. 마지막은 나가서도 잘살아야죠! 책의 미래를 아는 나, 재벌의 길은 열린 문. 그렇게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을 외칠 때가 됐는데. “어머님! 사랑해요! 전 어머님 없이 못 살아요!” 며느리 왜 이래? “부인, 이혼 숙려 기간이란, 이혼을 꼭 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라는 뜻의 제도입니다.” 남편도 좀 이상한? 그러다 기어코 나를 도주하게 만든 의사의 진단. . . . “임신입니다.”
“이제 악감정은 없어요. 우리 서로 각자 잘 살고, 다신 보지 마요.” 빙의의 시작은 역시 평범한 가족후회물이었다. 콩가루 집안과 손절했으니 평화로운 백수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왜인지 빙의 전에는 이 몸에 관심도 없던 남자들이 질척대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것이 생겼습니다.” “뭔데?” “로라님입니다.” 얻어터지는 것이 불쌍해서 데리고 온 노예가 고백했다. “로라님은 왜 자신을 돌보지 않으시는 겁니까? 이제부터는 제가 돌봐 드리겠습니다.” 이종족 혼혈인 집사의 상태도 이상해졌고, “로라,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협박과 위협을 일삼았던 대공이 청혼하기 시작했다. “하아. 이 달콤한 냄새... 날 이렇게 미치게 하는 건 네가 처음이야.” 미친놈도 더 미친 것 같다. ...... 그냥 다 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