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3.5 작품

그대 나를 잊으소서
3.5 (1)

폭격으로 인한 뇌 손상, 그리고 기억상실. 그렇게 나는 나를 잃었다. 하지만 내겐 남편이 있단다. “당신이 나를 죽인다고 해도 기꺼이 죽을 만큼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원한다면 제 목숨을 기꺼이 바치고. “내가 그자를 죽여 주길 바라나요? 당신이 원한다면 난 그럴 수 있어요.” 내가 원한다면 남의 목숨도 기꺼이 바치는 남편이지만. “나 기억을 되찾고 싶어요.” “잊어요. 나도, 당신도, 모두.” 기억만은 줄 수 없단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약인 법이니까.” 내 과거에 어떤 무서운 진실이 도사리고 있기에. 그리고 끝내 진실을 마주했을 때. “이 사기꾼, 날 속였어!” 나는 내 남편을 죽이고 싶어졌다. 일러스트: NJ

블라디미르
3.5 (1)

양오빠인 블라디미르의 사랑 속에서 안온하게 자란 비비안. 오빠가 가지 말라던 가면축제에서 늑대 가면을 쓴 남자를 만난다. 신비로운 그에게 빠져드는 것도 잠시, 정략결혼으로 옆 영지의 로베어트와 혼인하게 되고남편에게서 늑대 가면을 썼던 그를 연상하는데 한편, 블라디미르는 모종의 결심을 한다. “비비안, 사랑해. 널 꼭 되찾아 올게.”

벽 속에는 첩자들이 다니는 비밀통로가 있다
4.17 (3)

고국이 망했다. 왕이 도망쳤다. 모시던 장군이 죽고 라멜스 부흥군이 와해되었다. 기사 핌페르넬은 어떤 것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도 살아남은 핌페르넬을 비난했다. 그녀를 받아 주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망국의 기사는 고향을 등졌다. 도망친 끝에 다다른 곳은 모두가 적대하는 반쪽짜리 왕국, 튀링엔.  핌페르넬은 그곳에서 저널리스트를 가장하여 정보를 캐내는 첩자로 살았다.  사명도 의지도 없었다.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고, 어떤 것도 원하지 않으며, 차가운 전쟁속에서 의뢰를 수행할 뿐이었다. 암살 의뢰를 받고 그녀를 알던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