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아아아앙! 칠 주야에 걸친 전투가 그 일격으로 끝이 났다. “흐, 흐흐흐. 정말 힘 하나는 끝내주는구나.” “내가 말했잖소. 뭐든 나한테 제대로 걸리면 다 한 방이라고.” 생명력을 모조리 소진한 최후의 일격. 마지막으로 뱉어 낸 피와 함께 의식이 흐릿해져 갈 때 들려온 목소리. “그래. 역시 자네가 가야겠어.” ……뭐? 그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인생 최악의 시기로 돌아왔다. “왜 하필 지금인데!!!” 세계 최고의 기사에서 빈민가의 고아로. 모든 비극의 시작점에 다시 서서 다짐했다. “빌어먹을! 그래, 해보자!” 마왕군 군단장의 골통을 깨고 회귀한 최강의 기사. 더럽게 꼬인 운명을 바로잡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시금 해머를 든다. “죽여 주마. 이번엔 반드시!”
소설은 하나의 세계와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춘동아 너는 몇 위야?”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소설 속 엑스트라]
“특검 조사를 받던 구영진 의원이 투신해 숨졌습니다. 경찰은 자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는 한편…….”6선의 거물 국회의원 구영진, 2008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다시 눈을 뜬 건 10년 전.아무도 귀신 구영진을 인식하지 못 한다. 딱 한 사람, 25살 9급 공무원 차재림만 빼고.그놈을 본 순간 구영진은 결심한다.돈도 없고 빽도 없는 이 녀석을 국회로 보내자고.“자네, 정치 해.”그런데 뭣도 없는 이 녀석,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싫은데요.”‘정잘알’ 6선 구영진과 ‘정알못’ 9급 차재림의 국회 점령 콤비플레이.의원님이 보우하사, 그 다음 이어지는 가사는?우리나라 만세, 혹은 우리나라 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