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한 대체역사물. 유일한 단점은 전쟁의 비중이 아주아주 높다는 것인데 300화쯤 와서야 작가가 그걸 눈치채고 전쟁을 빠르게 스킵한다. 문제는 그렇게 잘려나간 부분이 하필 표트르 대제를 상대로 한 러시아 점령전이라서 그냥 '큰 전투 3번, 작은 전투 11번에서 모두 인테르마리움이 승리했다.'로 통편집되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유럽의 흔한 잘난놈 쥐어박기나 서아시아 국가 전쟁은 세세하게 전개하고서 러시아를 ㅋㅋ 그래도 그 와중에 표트르와 예카테리나의 최후를 강렬하게 묘사한 건 작가 짬밥 어디 안 간다 싶더라.
50화 정도까지는 정말 좋은데 점점 꼴아박는게 아우터갓 때랑 별 차이 못 느끼겠다. 뭔 급발진이나 중요 분기점같아 보이는 게 있었어도 크게 언급되지도 않고 술에 물 탄 듯 어느새 자연스럽게 모든 등장인물이 아 그렇지 끄덕이고 넘어가는게... 영 개연성? 핍진성? 붕괴처럼 느껴지는데 발전좀 했으면 좋겠네.
웹툰으로 먼저 보다가 원작을 보게 됐지만 웹툰이 각색을 매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판의 경박한 주인공 성격을 진중하게 바꿨고, 아이스크림에 발발 기는 살인마들 급떨어지는 장면을 삭제하거나 한순간의 개그컷으로 바꿔 무게감을 살렸으며, 프로파일러의 ㅈ같은 말버릇을 정상인으로 바꿔놨다. 최종 진범도 소설처럼 대놓고 떠먹이는 대신 슬쩍 보여주는 식으로 개선했고. 뭐 그쪽도 중간에 그림 작가를 저렴이로 바꾸면서 퀄이 떡락했고 급완결 내려고 하고 있긴 하지만. 단점? 방금 웹툰판이 개선해야 했던 것들이 단점이지.
높은 평점 리뷰
대여점 시절 하룬을 처음 봤을 때의 감탄 그걸 수많은 소설을 읽고 눈도 높아진 지금,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작품
가벼운 것들만 써대더니 웬일로 수작을 뽑아냈네? 아낙필 레드우드 보고 극초반 미끼상품이라고 혹평했던, 제대로 된 추리 탐정물 느낌을 200화가 와가는데도 지속적으로 뽑아내고 있다. 엄청나다.
교훈적이고 카타르시스 있고 가슴 울리는 느낌 있는 소설. 대여점시절 겜판에 미쳤을 때 당연히 다크게이머가 돈버는 겜판으로 생각하고 빌렸다가 당황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