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일장. 딱 그 말이 맞는 소설. 장점이 뚜렷한 만큼 단점도 그만큼 뚜렷하다.

통칭 회귀 13은 16년도에 연재 되어 장르를 개척한 소설 중 하나라 알고 있다. 회귀에 마모되어 싸이코패스가 되어버린 주인공도 그렇고 그때에는 다소 파격적이라 불릴 요소가 많다.

어디까지나 '그때에는'.

회귀 13의 초반부 전개는 난잡하다. 주인공이 어떤 행동 원리를 지니고, 어떤 행적을 밟는 지는 알겠으나... 딱 컴퍼니 에피소드에 진입하며 읽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게 대략 60화 정도의 인고가 있고 난 이후, 회귀 13의 첫 번째 뽕 차는 장면이 나온다. 이게 이 소설의 뚜렷한 장점이다. 뽕.

이 소설의 소위 말하는 뽕 차는 장면은, 이 소설을 읽게 만들 동력을 제공한다. 그렇게 가뭄에 단비 터지듯 등장하는 뽕을 주입 시키는 장면들은 나를 이 소설의 결말까지 데리고 가줬다. 그렇게 도달한 결말도 나름 나쁘지 않은 여운을 남겨주었고.

후에 결말에 가까워졌을 때 난잡하던 글도 조금 정돈된 느낌을 주기 시작했지만, 글쎄. 그것만 바라보며 소설을 읽기에 3만원은 꽤 큰 돈이다.

재밌는 소설이었지만, 추천은 못하겠다.

쉽게 읽히는 글. 읽을 때는 몰입할 수 있는 주인공. 결말이 궁금한 이야기. 당시 트렌드를 잘 섞어낸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다 읽고 난 뒤에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정돈가 싶은 글.

후반부의 재미없는 전투씬과 공기가 되어버린 김독자 컴퍼니.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한 인물들의 행동들. 깔끔한 뒷맛이나 진한 여운을 안기진 못했던 결말 등등.

특히, 에필로그로 완성되는 결말은 좀 많이 매우 아쉬웠다.

순전히 개인 취향이지만 초반에 착실히 쌓아가던 연애 라인을 그대로 묻어버린 것도 아쉽다.

이토록 많은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소설의 도입부가 정말 재미있어서 그 관성으로 결말까지는 읽게 된다. 읽을 때의 재미만큼은 확실. 지인에게 웹소설을 추천한다면, 일단 이걸 추천할 것 같다.

근데 명작, 수작급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