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최정상을 군림했던 여성 락밴드 보컬이 다른 평행우주의 아이돌밴드 프론트맨으로 전생(轉生)하며 소설이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남성밴드들과 달리 여성밴드는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사생활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전 삶에서의 주인공은 밴드 멤버들이 하나 하나 자기곁을 떠나가는 아픔을 겪었고, 이는 현재의 삶에서도 트라우마로 남은 상태였죠. 작품의 초반 설정은 꽤나 탄탄합니다. 지난 삶의 배경이 한국이 아니었기에 묘하게 번역투의 말투를 사용한다거나, 아이돌물이면 빼놓을 수 없는 경연에서 상대 밴드들의 팀명이나 설정 등도 꼼꼼하게 세팅되어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노래 가사들 마저도 작가가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작품의 맥락과 잘 어우러집니다. 다만, 이런 락밴드 류의 소설들이 그러하듯, 경연이 끝나고 나면 특별한 갈등 구조를 형성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냥 겁나 예쁜데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잘쳐 식의 팬들의 반응과 리뷰, 일반인의 입덕과정 등으로 이야기를 끌고갈 수밖에 없죠. 이 소설이 카카오페이지가 아니라 노벨피아 작품이었다면 아마도 남성락커가 어린 여자 아이돌로 전생하는 ts물이었을텐데, 진부하긴해도 오히려 그런 아이러니가 더 재미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진지하긴해도 좀 심심했거든요.
냉전시대 CIA를 이끌고 고군분투하는 스파이계의 또 다른 검은 머리 유진킴. 키신저같은 정치현실주의자를 견제하고 네오콘의 싹을 잘라가며 주인공의 표현대로 '사람을 살리는 전쟁'을 흥미롭게 전개합니다. 승전으로 이끄는 6.25나 베트남전을 막기 위해 호치민과 나누는 대화, 체코와 쿠바 사태 등에 개입하는 장면 등등... 무엇보다도 분량이 고봉밥이라 어지간한 400회 분량 이상의 줄거리를 200회 중반에 꾹꾹 담아줍니다. 대체 역사물에 대한 눈높이가 다들 높아졌지만, 후버의 FBI와 더불어 가장 나쁜짓을 많이 했던 그 시절 CIA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꽤 괜찮은 작품입니다.
"IRS에 SWAT팀이 있다고?" "제길, 세금 납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 출입문을 폭파시키고 들어가서 받아내는 건가?" "퍼크! 나도 복귀하면 어서 미납한 소득세가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네. 우리집에 IRS SWAT가 들이닥쳐서 전자계산기와 볼펜통으로 내 머리통을 후려치기 전에 ㅋㅋㅋ"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웃기는 합성 짤로 나도는 국세청SWAT팀 사진을 볼 수 있죠. 시카고 한인 타운에서 식당하는 부모님 슬하에서 범생이로 자란 주인공은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 요원입니다. 회계사 자격증 가진, 정장입은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그의 인생이 꼬이면서 초반 줄거리가 시작됩니다. 비리 상사를 수사했더니 새로온 책임자는 주인공을 좌천시키는데 그게 바로 새로 생긴 국세청 SWAT팀의 영장을 전담하는 파견요원이죠. 게다가 모종의 사고를 겪게 되면서 주인공은 초인적인 전투능력을 갖게 됩니다. 돈도 없고 여친도 없고 적당히 소시민적이고 또 적당히 정의로운 평범 그자체의 주인공은 더 이상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을 홀짝이며 주말을 보내는 일상을 누릴 수 없게 됩니다. 저는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올 초에 읽었는데 요즘 다시 읽어도 꿀잼이네요.
높은 평점 리뷰
"IRS에 SWAT팀이 있다고?" "제길, 세금 납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 출입문을 폭파시키고 들어가서 받아내는 건가?" "퍼크! 나도 복귀하면 어서 미납한 소득세가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네. 우리집에 IRS SWAT가 들이닥쳐서 전자계산기와 볼펜통으로 내 머리통을 후려치기 전에 ㅋㅋㅋ"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웃기는 합성 짤로 나도는 국세청SWAT팀 사진을 볼 수 있죠. 시카고 한인 타운에서 식당하는 부모님 슬하에서 범생이로 자란 주인공은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 요원입니다. 회계사 자격증 가진, 정장입은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그의 인생이 꼬이면서 초반 줄거리가 시작됩니다. 비리 상사를 수사했더니 새로온 책임자는 주인공을 좌천시키는데 그게 바로 새로 생긴 국세청 SWAT팀의 영장을 전담하는 파견요원이죠. 게다가 모종의 사고를 겪게 되면서 주인공은 초인적인 전투능력을 갖게 됩니다. 돈도 없고 여친도 없고 적당히 소시민적이고 또 적당히 정의로운 평범 그자체의 주인공은 더 이상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을 홀짝이며 주말을 보내는 일상을 누릴 수 없게 됩니다. 저는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올 초에 읽었는데 요즘 다시 읽어도 꿀잼이네요.
냉전시대 CIA를 이끌고 고군분투하는 스파이계의 또 다른 검은 머리 유진킴. 키신저같은 정치현실주의자를 견제하고 네오콘의 싹을 잘라가며 주인공의 표현대로 '사람을 살리는 전쟁'을 흥미롭게 전개합니다. 승전으로 이끄는 6.25나 베트남전을 막기 위해 호치민과 나누는 대화, 체코와 쿠바 사태 등에 개입하는 장면 등등... 무엇보다도 분량이 고봉밥이라 어지간한 400회 분량 이상의 줄거리를 200회 중반에 꾹꾹 담아줍니다. 대체 역사물에 대한 눈높이가 다들 높아졌지만, 후버의 FBI와 더불어 가장 나쁜짓을 많이 했던 그 시절 CIA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꽤 괜찮은 작품입니다.
20년간 최정상을 군림했던 여성 락밴드 보컬이 다른 평행우주의 아이돌밴드 프론트맨으로 전생(轉生)하며 소설이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남성밴드들과 달리 여성밴드는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사생활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전 삶에서의 주인공은 밴드 멤버들이 하나 하나 자기곁을 떠나가는 아픔을 겪었고, 이는 현재의 삶에서도 트라우마로 남은 상태였죠. 작품의 초반 설정은 꽤나 탄탄합니다. 지난 삶의 배경이 한국이 아니었기에 묘하게 번역투의 말투를 사용한다거나, 아이돌물이면 빼놓을 수 없는 경연에서 상대 밴드들의 팀명이나 설정 등도 꼼꼼하게 세팅되어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노래 가사들 마저도 작가가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작품의 맥락과 잘 어우러집니다. 다만, 이런 락밴드 류의 소설들이 그러하듯, 경연이 끝나고 나면 특별한 갈등 구조를 형성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냥 겁나 예쁜데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잘쳐 식의 팬들의 반응과 리뷰, 일반인의 입덕과정 등으로 이야기를 끌고갈 수밖에 없죠. 이 소설이 카카오페이지가 아니라 노벨피아 작품이었다면 아마도 남성락커가 어린 여자 아이돌로 전생하는 ts물이었을텐데, 진부하긴해도 오히려 그런 아이러니가 더 재미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진지하긴해도 좀 심심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