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임선율은 세계의 존망을 위협하는 균열로부터 세상을 지켜냈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영원한 밤의 여행자’가 희생해 봤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거라고 말했잖느냐고 선율을 가여워합니다.] * * * [■■■이/가 들어있는 상자(EX)] [■■■] 설명: 던전에서 발견된 ■■. 효과: ■■을 ■■ ■ ■■■다. 소유주: 권무영 정체불명의 생명체, ‘임선율’을 던전 보상으로 획득한 권무영. 과연 선율은 몬스터일까, 아이템일까. 당사자인 선율조차 그 정체를 알지 못한 채. “길드장님이… 제가 괴물이 아니라고 믿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네가 괴물 따위가 아니라고 믿어. 너는 사람이야, 임선율.” 오직 무영만이 선율을 사람으로서 대해준다. 선율이 바라는 것은 이대로 평안히 지내는 것뿐. [‘영원한 밤의 여행자’가 잊혔던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선율은 점점 잊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떠올려서는 안 되는 기억. 세상에서 잊혀야만 하는 존재. 그리고 선율을 기억하려는 사람들. 선율은 과연 본인이 선택한 운명을 지켜낼 수 있을까? Copyrightⓒ2024 세람 & M BLUE Illustration Copyrightⓒ2023 낙디 All rights reserved.
※ 본 도서에는 강압적인 행위 묘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이하민. 비밀 하나 알려 줄까?” “…….” “이도환은 처음부터 날 죽이려고 이 집에 데려온 거야.” “…아빠가?” “걱정하지 마, 하민아. 나는 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여섯 살 무렵 아버지가 집으로 데려온 형, 신희건은 아름다웠다. 유서 깊은 마법사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마법의 재능이 없는 하민이 강하고 매력적인 형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 이후 하민은 신희건의 비밀을 엿보고 두려움에 도망쳐 몇 년을 숨어 살지만 끝내 붙잡히고야 만다. “안녕? 예쁘게 컸네.” “저… 돌려보내 주세요. 돌아가면… 이번엔 진짜 눈에 안 띄고 살게요.” “왜 그렇게 겁먹었어.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서 기쁘지 않아?” 그리고, 그날부터 지독한 응징이 시작된다. “자꾸 우네. 애새끼 우는 꼴은 질색인데.” “하, 하지 마세요.” “이상하게 네가 울 때마다… 참 꼴려.”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은 짓밟힌 지 오래. 끝없이 이어지는 폭력에 하민은 점차 시들어 가고 결국 또다시 도망을 택하게 되는데…. “너는 죽이진 않겠다고 한 말, 기억 안 나?” 지독한 악몽 같은 현실에서 깨어나려면, 그저 기다릴 수밖에. 당신이 나의 죽음을 바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