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이라는 장르를 재해석하여 스페이스 오페라의 배경 속에 잉태시킨 작품.
클라이막스 부분마다 극한까지 치솟아오르며 카타르시스를 주입하는 특유의 연출과 필력, 그리고 대단히 세세한 세계관 설정은 높게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가치있는 부분은 00년도 이전 구무협부터 신무협, 대여점 판협지 시대까지 광벙위한 세대의 무협 소재들을 재정립한 것, 그리고 무공에 대한 심도있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무협의 경지, 진법, 마공, 천마 등 개인적으로 무협에 나오는 무공과 무(武)라는 개념을 이정도까지 깊이있게 파고든 작품은 근 십년동안 본적이 없다.
작가가 무협이라는 장르를 매우 진지하게 고찰했다는 게 느껴지니, 오랫동안 무협을 즐겨온 독자, 혹은 무협 작가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장르인 SF적인 측면은 다소 얕고 미흡한 편이나, 레일건 발도나 모자이크 베이비 고수 같이 소재로서의 활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드SF보다는 스타워즈나 카우보이 비밥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듯 싶다.

가벼운 일상과 무거운 시리어스를 넘나드는 분위기 전환은 기본적인 필력이 좋아서 어색하진 않지만,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주인공은 설정상으로는 압도적인 먼치킨이다. 다만 전개 상 주인공 혼자 다 때려부수는 전개는 나오지 않으니 뇌 비우고 보는 일차원적 사이다 전개를 바란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아쉬운 점을 몇 가지 꼽자면, 에피소드는 괜찮지만 굵직한 메인 서사가 다소 부실한 느낌이다. 다만 현재 혈교 떡밥을 열심히 뿌리는 걸 보면 추후 전개를 기대해볼 가치는 있어보인다. 전투씬은 잘 쓰긴 하지만, 주인공이 먼치킨이라서 패턴이 조금 진부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작가의 잦은 지각이다. 글이 매일 올라오긴 하는데, 정시에 올라오는 걸 본 적이 없다. 글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지각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이래서야 연재시간을 고지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다. (작품 외적인 부분이라 별점을 빼진 않는다.) 정시 업로드를 챙겨보는 독자라면 차라리 완결 이후에 읽기를 권한다.

* 초중반부 궤도폭격 에피소드가 사이다패스가 걸러지는 거름망이라고 생각한다. 행성 전체를 불태우는 궤도폭격을 보고 10세기의 고대인 천마가 호승심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글은 당신을 위한 글이 아니다.

모든 무협의 기본 스탠스인 인간찬가를 져버리고
궤도폭격에 두려움과 호승심을 동시에 느끼는 천마가 아닌
걍 쫄아서 방에 틀어박힌 골방 꼰대 늙은이로 묘사한 작가의 실책이 작품을 망친듯

유년기의 끝에서 진짜 대작느낌 났는데
이후 전개들은 정말 들쭉날쭉에 주인공은 꼰대기질만 보이고
얼마 나오지도 않았지만 전투신 묘사 1티어 웹소설 작가들에 비해 한참 부족함
작가가 무협보단 SF적 소재로 글을 쓰고싶었던것같은데
SF 팬들은 이미 걸작수준의 작품들에 길들여져있어 이 작품에 크게 감명받지않을테고
조금 더 메이저한 무협의 측면에선 정말 부족한 작품임
지금 연재도 불규칙적이고 연재 초창기부터 휴재 남발하고있는데
무협에 대한 좀 더 깊은 통찰과 발전한 글실력 없이 돌아오면
그냥 이대로 끝날 소설임

개인적으로 무협 정말 좋아하고 SF도 즐겨 보는 입장에서 소재는 정말 이보다 좋을수가 없음
많은 독자들이 기대하며 따라갔지만 정작 작가의 열정과 고뇌가 독자의 수준을 못 맞춰주니
대부분은 다른 작품 찾아서 이미 떠나감
아직까지 시간 써가며 읽을만한 소설은 아니니
언제 날지 모르는 완결 후의 평가를 읽어보고 구매 여부를 선택하거나
굳이 읽어보고싶다면 초반부만 살짝 찍어먹고 빠지는걸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