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라는 것을, 너는 알고 있지?” 신성제국의 꽃이라 불리는 황녀, 이사벨 사르디날레.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성력을 바치며, 반강제로 오라비인 황태자를 위해 살았지만 엄청난 진실을 마주하고 어머니에게까지 버림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성력을 발현하기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번에는 성력을 드러내지 않고 오래 살아남으리라. 조용히, 더 완벽한 황녀로 살다가 훗날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화가 날까? 다시 돌아온 세상은, 어쩐지 그녀가 전생에 알고 있던 것과 달랐다. 그런 그녀의 눈에 들어온 남자. 대공의 사생아이자 훗날 제국 최고의 검이 될 레오나르도 가스카드. 이사벨은 그를 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접근하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긴장하신 건가요, 용맹하신 가스카드 경?” “전하, 제발…….” “제가 좋아지시기라도 하신 건가요, 아니면…….” 이제 그의 푸른 눈은 완벽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제가 정말 싫으신 건가요?” *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남김없이 닦아 내며 이사벨이 웃어 보였다. 입을 벌린 채 바라보는 가짜 오라비의 눈이 거세게 흔들렸다. “내가 묻잖아, 멍청한 아벨 폴론.” “!” 그 앞에서 이사벨은 더 붉게 웃었다. “너보다 우수하고 고귀한 내가, 황제가 되는 것에 불만이 있냐고 말이야.”
<2022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로맨스판타지 부문 우수상 수상작> 괴물 폐황자의 신부가 되어 집을 떠난 언니가 죽어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폐황자비 전하께 인사드립니다.” 내가 다음 폐황자비가 되었다. _ 유안은 괴물 폐황자의 문전 박대에 절대 굴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밖에서 얼마나 오래 기다리든 그 끔찍한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 “돌아가기 싫으면 죽으라고 해. 단, 내 집 앞에서 말고.” 그때까지만 해도 클라드는 몰랐다. 자신의 아홉 번째 부인이 자그마치 사흘이나 더 그 앞에 있을 줄은. _ “초야를 치르면요?” 등을 돌리려던 집사 구스타프의 걸음이 순간 멈추었다. “초야를 치르면, 전하께서 쫓아내고 싶으셔도 못 쫓아내시는 건가요?” 집사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표정으로 눈을 둥그렇게 뜨고 그녀를 쳐다봤다. 유안은 절대로, 이 안락한 저택을 떠나지 않을 계획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느 날 언니가 죽었다-폐황자의 아내로 살아남는 법> -1부에 계속
<2025 시리즈 인생작 발굴 프로젝트, 시리즈 TO GO 최종 선정작> 생애 단 한 번 있는 왕궁 데뷔탕트 날. 변방 귀족, 지젤은 왕자와 부딪혀 입술을 맞대는 작은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주 작은 해프닝에 불과한 그 사건이. “감히…….”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이 두근거리는 작은 사고가. “이런, 비루먹은…… 조랑말 같은 게.” 이 왕자님에게는 생애 최악의 경험이었나보다. *** 작은 사고는 저질 스캔들로 변질되고, 왕자는 수습을 위해 지젤과 임시 약혼을 제안한다. 황금을 대가로 가져온 왕자는 원하는 것을 묻는데……. “내 약혼녀 역할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네 신랑감을 달라?” “영지로 데려갈 신랑감을 찾으러 수도까지 온 거라서요.” 왕자는 뜻 모를 불쾌감을 얼굴에 띠었다. 그러곤 왕자의 약혼녀 자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설명하며 그녀의 태도를 지적한다. 단지 사고일 뿐이었던 입맞춤을 여전히 그녀의 고의라 생각하며. “입맞춤 한 번 한 거 가지고 이렇게 유난스럽게 반응하시는 게 솔직히 저는…… 좀, 이해가 안 가거든요?” 바늘 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은 얼굴로 열받을 만한 소리만 골라 하던 왕자가 멈칫 굳었다. “그게 뭐 그렇게 크게 의미 있는 접촉인가요? 요 며칠 무도회라 이름 붙은 곳들을 돌아보니 다들 더한 짓도 하더만요, 뭘.” “……뭐?” “작은 해프닝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하신 건지…….” “허.” 지젤은 왕자의 발치에서 여전히 반짝이며 그녀를 유혹하고 있는 금괴를 힐끔거리다 슬금슬금 일어났다. 좋은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인데 왕자를 곤란하게 해서 망칠 필요는 없지 않나?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지젤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돈과 신랑감, 지금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걸 준다는데 못 할 게 무언가. “대신 저도 제가 열심히 일한 만큼 받아 갈 거예요.” 지젤은 점점 가늘어지는 왕자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제가 잘 해내면 돈도 더 주세요.” 그리고 씩씩하게 웃었다. “많이요.” 뻔뻔하게 웃는 여자를 보며, 요아킴은 직감했다. 그의 완벽한 온실에 통제 불능의 돌연변이가 침입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