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소설에 황녀이자 성녀로 빙의했다. 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난 소설은 지옥이 되어 있었고, 어떻게든 이 세계를 수습해 보기 위해 뛰어다니던 어느 날. 주인공들을 이어 주다 반역자로 몰려 감옥에 갇힌 서브남주를 만났다. 내가 망쳐 놓은 남자, 앨리엇. ……일단 그부터 살리자. “내가 밉죠. 그러니까 살아서 나에게 복수해요. 당신과 당신 가문을 망친 황제와 제국에 복수하라고요.” 나는 그의 싸늘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받아 냈다. “황녀님이 살린 목숨이니 황녀님이 가져가세요.” 딸랑, 하고 방울이 울렸다. 그가 오른 발목에 발찌를 묶었다.
“네 남편을 죽이면 너를 황후로 맞이하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그러나 그 대가는 쓰디쓴 배신이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불길에 휩싸여 죽음을 기다리던 순간 알게 된 그의 진심. 죽은 남편의 손을 잡고 숨을 거두는 순간 아델라이데는 다짐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저를 배신한 그 남자에게 꼭 복수하겠노라고. 그리고. ‘돌아왔어…….’ 복수의 기회가 주어졌다. * * * “이번 일만 성공하면 당신은 황제가 될 거예요. 그러니 그 전에 이혼을…….” “누구 맘대로 이혼입니까.” “…….” “내 옆자리를 허락한 사람은 당신밖에 없어, 아델.” 칼리온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