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를 지독히도 짝사랑하는 서브 남주의 약혼녀에 빙의했다. 나를 보며 한숨을 쉬는 건 물론, 악담마저 서슴지 않는 서브 남주의 언행은 기가 막혔다. “당신 같은 사람과 결혼하느니, 죽는 게 낫겠습니다.” 그럼 죽으세요, 이 공작 놈아! * 허울뿐인 약혼이었다. 나도, 리카르도도 원하지 않았던 약혼. 게다가 빙의자인 나에게는 돌아갈 세계가 존재했다. 서로 갈 길 가면 완벽해지는 상황. 그런데 서브 놈이 갑자기 나를 붙잡기 시작했다. “레온에게 가시려고요?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줄곧 말하던 첫사랑에게?” 긴장한 걸까. 나를 붙잡은 리카르도의 손이 무척이나 차가웠다. “압니다. 당신이 레온을 사랑한다는 사실쯤은.” “……알면서도 이러시는 거라고요?” “그래서 당신의 처음을 달라고는 말 못 합니다. 첫사랑이든 뭐든, 그게 중요하다면 알아서 하세요.” 리카르도의 눈이 서서히 떨려 왔다. “대신 마지막 사랑은 나와 하십시오.”
난, 반드시 살아남을 거야. “그러니까…… 저희 중에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으라고요?”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공포 추리 게임, ‘디어 마인’. 나를 비롯한 게임 속 등장인물들은 에렌스트 저택에 갇힌 채 저택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야 했다.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범인을 찾아내는 방법뿐이다. 남주들은 우리 중에 숨어 있는 살인마를 잡겠다며 혈안이 되었다. “내가 그렇게 의심되면 방을 뒤져 보라고!” “제가 대체 당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 줄 알고 이러십니까?” “명백히 다르죠. 이쪽은 피해자, 그쪽은 살인자.” 그들에게 붙잡히게 된 살인마는 필연적으로 잔혹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었다. “부디 범인을 찾아서 정의의 심판을 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대가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어.” 다행히, 나는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내가 바로 그들이 찾고 있는 살인마, 비비안 로페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