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자신의 사랑만을 갈구하던 여자, 올리비아 블란쳇이 이혼을 입에 올릴 때 요한은 조소했다. 이 무슨 고리타분한 수법이신지. 아내가 그레이트힐을 떠나갈 때까지만 해도 그는 믿지 않았다. 그녀의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올리비아의 사랑이 아닌 그녀와 에드가의 스캔들이었다. “말해봐, 올리비아. 날 정말 사랑했나?” “이제는…… 아니에요.” 요한 레오폴트가 무너졌다. 말해줘, 올리비아. 어느 순간은 좋았던 적도 분명 있었다고. 내 곁에 있던 시간이 그리 외롭고 처절하지만은 않았다고. 제발. *** “테니스 좋아해요?”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웃으며 남자가 물어 왔다. “1세트만 하죠. 한 게임만 가져가면 블란쳇 양이 이기는 걸로.” 마치 그쪽에서 자신을 봐주고 있다는 느낌에 올리비아는 기가 찼다. “어려워요?” 싱그러운 미소를 짓던 남자가 피식, 웃어버렸다. 그 순간 올리비아의 눈동자에 불꽃이 타올랐다. “세 게임. 그래야 공평하죠.” 올리비아가 활짝 웃었다. 잠시 뒤. 서브를 넣기 위해 버릇처럼 공을 튕기던 여자가 돌연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올리비아의 등 뒤에서는 하녀가 경악하는 소리가 들렸고, 에드가의 등 뒤로는 한량들이 보내는 휘파람 소리가 푸른 잔디 위로 요란했다. 하! 거친 숨과 함께 에드가는 경탄했다. *** “올리비아는. 안 돼.” “왜.” “내가 싫거든.” 요한의 오만함에 에드가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한순간 웃음기가 사라진 낯빛이 서늘해졌다. “그럼. 막아 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