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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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엔 암살보다 청소가 체질입니다

나는 10년간 비밀 연구소에서 키워진 암살자였다.서로를 죽이며 살아남은 최후의 3인 중 하나.인간 청소기. 연구소의 공주님. 살인 인형.이 모든 게 날 위한 수식어였다.그러던 어느 날, 세뇌가 풀린 후.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로지, 넌 폐기야.”동료들에게 배신당해 죽은 날.1년 후, 의문의 힘으로 난 다시 태어났다.그것도, 내 표적이었던 적국 황자의 하녀를 뽑는 면접장에서!당황한 것도 잠시.“대리석 바닥에 떨어진 양초 기름의 얼룩은 어떻게 제거하죠?”“기름을 굳힌 뒤 칼이나 긁는 도구로 조심스레 제거하고, 남은 흔적은 뜨거운 물에 적신 헝겊에 약간의 재를 묻혀 닦아냅니다.”“…완벽해! 합격, 합격이다!”흔적을 지우거나, 증거를 은닉하기 위해 터득한 방법을 말했을 뿐인데.면접관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합격했다?“정식으로 황자궁의 하녀가 된 것을 축하해요. 로지 양.”그런데 배정된 곳이 하필이면… 거미줄과 먼지가 가득한 황자궁?이렇게 된 이상, 이번 생엔 죽지 않는다!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당신, 검술 선생으로선 꽤 재능이 없다는 거?”정령왕의 축복이 없어 황궁에서 홀대받는 황자를 구해주고.“앞으로 제가 죽일 수 있는 사람은 딱 세 명이에요.”동료들에게 복수한 뒤, 새로이 시작된 연구소의 프로젝트를 저지하는 것.그런데…….“오래전부터 성인이 되는 날을 꿈꿔왔어.”“…….”“로지, 다름 아닌 너 때문에.”너무나도 잘 구해준 탓일까.어느 순간부터, 날 보는 황자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반짝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