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수 있다고요!” 세실리아는 도무지 할머니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혼이라니? 물론 그녀는 혼기가 차다 못해 살짝 넘치려 하는 중이지만, 아주 맵시 있는 숙녀라는 말도 들어 봤고 할머니 말씀에 따르자면 나름 영민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곧 그녀가 당장 결혼해야 할 이유는 되지 않았다. “엄선된 신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이 정도면 안전한 상대입니다. 얼굴 한번 보는 일이 무슨 손해겠어요?”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권유를 거절할 수 없던 세실리아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맞선 상대와의 만남을 수락한다. “반갑습니다, 브라이트 양. 버트런드 애쉬포드입니다.” 하지만…… 그 맞선 상대가 지난 무도회에서 만난 무례한 남자일 줄은 몰랐다! “저는 제 상황을 위해서, 브라이트 양은 할머니의 기쁨을 위해서 당분간 연극을 해 보지요.” “연극이요?” “결혼이 아닌 우정으로 마무리 짓는 이야기로요. 한시적 동맹이라고 이름 붙이면 되겠군요.” 무례한 남자의 배려 섞인 제안은 세실리아의 마음을 흔들고. 두 사람은 혼담 연극의 막을 올릴 본격적인 준비를 하는데. “제가 구혼하는 걸로 합시다.” “어…… 애쉬포드 씨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아니, 정말 구혼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런 척을 하겠다는 거죠.” 분명 구혼하는 척만 한다고 했는데, 이 남자 왜 이렇게 다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