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남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족속들은 비극적인 사랑과 그들을 방해하는 악녀가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해.” 그건 마리엘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 자신이 읽던 소설에서도 종종 나오던 소재니까. 그렇지만 ‘내’가 억울하게 ‘악녀’가 되었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하루아침에 버림받은 신부에서 제국 최악의 악녀가 된 마리엘. 누명을 쓰고 눈물짓는 비련의 여주인공 따위는 되기 싫었던 그녀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새로워진 나’를 보여줄 결심을 하고 귀족 사회 특유의 구태의연한 관습부터 때려 부수기 시작한다. 한편 그런 그녀의 행보를 누구보다도 유심히 지켜보며 혼자 피식거리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알려지기로는 완벽주의자이자 피도 눈물도 없다 칭해지는 바티안 제국의 현 황제, 리하르트가 그런 마리엘의 행보를 적극 지원하기 시작한다. “악녀와 폭군이 만났으니 최고의 조합 아닌가? 우린 운명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