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사망으로 처리된 사고. 그러나 단 한 사람, 나지수만이 살아남았다. 새로운 얼굴, 새로운 이름, 새로운 삶. 도망치지 않는 대신, 조용히 무너지는 쪽을 택했다.
내가 가진 건 고등학교 졸업장 하나와 줄어들지 않는 집안의 사채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혼했다. 사랑이 아니라 거래로. 그리고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절벽 끝에 섰다. 한 발만 내디디면 끝나는 인생.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그때 다시 살아났고 그를 만났다. 그를 만난 뒤 이상하게도 다시 살고 싶어졌다. 그런데 몰랐다. 그 순간부터 그의 집착이 시작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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