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아. 사람을 살렸으면 책임도 져야지.” 가장 낮게 가라앉은 도시에, 뜰채로도 건져지지 않을 찌꺼기 같은 삶들이 고였다. 바다에서 그 남자를 건진 순간, 어진은 살려선 안 되는 자를 구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 남자, '차화평'은 참 이상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역으로 목숨값을 내놓으라질 않나, 조금 전까진 차가워지던 입술로 뜨겁게 그녀를 범하질 않나. 백조가 되길 포기한 오리에게 나사 빠진 뱀이 아가리를 벌렸다. * * * "주사기는 왜? 살려놓고, 이젠 죽이기도 하게?" "응. 쓰레기 살린 거 책임지려고. 아니면 이 기회에 고치든가." 남자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쓰레기 소굴에서 분리수거라니. 이어진 씨, 나 끌리라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