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고향에 돌아갔더니 할머니 손맛은 그대로.

아무리 봐도 수상한 캡슐, 현실과 너무 흡사한 게임, 현실 육체와의 능력치 연동, 효율 성장 루트를 일부 유저가 몇 개월·몇 년 이상 숨기는 게 가능했다는 인방이나 유튜브를 좆으로 보는 무리수 설정, 남들이 다 스킵하는 튜토리얼(실제로는 제일 처음 시점이니 이틀컷으로 이스터에그까지 다 털릴텐데)에 숨겨진 근본없는 개씹밸붕 칭호 스킬 아이템... 대여점 시절 게임 판타지 그대로다. 나는 될놈이다는 그나마 현대에 맞춰 나름대로 재해석이라도 했는데 이 소설은 다 좆까고 뇌를 12년쯤 전으로 돌리고 보라고 밀어붙이는 듯한 패기가 돋보인다.

객관적으로 설정이나 필력이 좋은 건 아니지만 예전 감성을 그대로 끌고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리울 때 떠오르는 나름의 가치가 있다. 다만 그시절 게임 판타지를 본 적 없는 세대에게는 그윽한 똥향기로만 느껴질테니 거르는 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