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가 정말 좋았다. 이렇게 요리물을 맛있게 읽은 적이 언제인가 싶더라. 문장도 깔끔하고 유머도 유치하지 않으며 통통 튀는 캐릭터성까지. 회귀에 관련된 부분을 질질 끌지 않으며 대놓고 "나 2회차 인생이야."라고 말하고 다니며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부분도 훌륭했다.

그러나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점점 이상해진다. 바라던 요리물 이야기는 펼쳐지지 않고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작위적인 갈등과 정치질만 이어진다. 그게 좀 재미있는 막장 드라마라면 모르겠는데 굉장히 상투적이고 다소 불쾌감만 느껴지는 이야기라는 게 문제. 스토리 전개가 흥미롭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요리물이 아니라 기업운영물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요리 묘사에 있어서도 아쉬운 게, 잘 쓴 요리소설들을 보면 단순히 요리의 과정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만든 요리의 맛과 향을 감각적으로 묘사하고는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부분이 부족하고 요리 과정만 줄줄 늘여쓰는 레시피 북을 보는 것 같다.

한마디로 기대했던 요리 장르소설로서의 재미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던 글.